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 세계적인 식량 비상사태를 경고했다.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생산활동과 이동이 제한되면서 식량이 풍족한 국가에서조차 식량 공급망이 위험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권고안을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 영상에서 그는 장기적으로는 수 억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계 식량 비상사태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예측했다. 최소 8억 2,000만명이 굶주리는 현재 상황보다 빠르게 그 규모가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코로나19 위기로 올해 들어서만 4,900만명이 추가로 극심한 빈곤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세계 78억 인구를 먹여 살릴 충분한 식량이 있음에도 기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5살 미만 어린이만 1억4,400만명이 기아의 고통을 겪고 있다. 전 세계 어린이 5명 중 1명 꼴이다.
이날 유엔은 회원국에게 3가지 주요 권고안을 제시했다. 우선 식품과 영양 서비스를 필수 산업으로 지정하고 해당 분야 종사자에 대한 강력한 보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어린이, 임산부, 노인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이들의 영양 상태를 보호할 수 있는 사회 제도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친환경적인 식량 공급망 구축으로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전체 메탄 배출량의 44%는 물론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29%가 식량 공급 과정에서 발생한다”며 식품 공급 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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