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 주민들도 “모든 수단 동원 저지” 긴장감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25일 “대북 전단 100만장을 날려 보내겠다”고 예고하면서 접경지역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 단체는 2006년부터 해마다 10차례 이상 대북 전단을 살포해왔다.
10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오는 25일 대북 전단 100만장을 날려 보낼 것을 예고했다. 대북 풍선을 날려 보낼 때 사용하는 수소가스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24시간 대비체제를 가동했다. 5일부터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주로 대북 풍선을 날려온 경기 파주ㆍ연천, 인천 강화 등 접경지역 3개 시ㆍ군에 경력을 배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9일 현재 배치된 경찰 기동대 인력은 파주ㆍ연천지역 36곳에 5개 중대(약 400명), 강화에 2개 제대(약 40명) 등으로 파악됐다.
특히 파주 임진각과 통일동산, 연천 하늘마당 등 대북전단을 날려온 주요 지점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의 비판수위도 높아져 접경지역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장에서 단체를 최대한 설득해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제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강제진압 등 물리적 충돌이 있을 수 있어 아예 전단 살포 주요 지점에 대한 진입을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이에 대한 남한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놓은 데 이어 9일 남북 통신연락 채널을 차단했다.
이에 국회는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가 접경지역의 긴장 요소로 이어지면서 주민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포 접경지역 주민들은 6일 ‘접경지역의 대북전단 살포 등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다. 이들은 성명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과 2014년 김포 애기봉 성탄 트리 조준 사격 위협 등 그날의 공포와 황망함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행위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탈북단체가 또다시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한다면 예전처럼 트랙터 등을 동원해 이들 단체의 접경지 진입을 막겠다”라고 말했다.
이들 주민들은 2014년 10월 북한이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을 쏴 군이 대응 사격을 하는 등의 대치 상황에서 탈북단체가 임진각에서 또다시 대북전단을 날리려 하자, 농사용 트랙터를 몰고 와 진입로를 막았다.
앞서 5일 접경지역 시장ㆍ군수 협의회 회장인 정하영 김포시장도 김연철 장관에게 ‘접경지역의 긴장을 조성할 수 있는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중단시켜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