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로 돌아온 오승환(38ㆍ삼성)은 에이전시를 통한 사과문이나 자필 편지 없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거듭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해외 원정 도박에 따른 KBO의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모두 소화하고 9일 대구 키움전에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오승환은 복귀 기자회견에서 “오랜 만에 복귀하게 됐는데 다른 선수와 절차가 달라 죄송스러움이 앞선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 자신의 복귀를 두고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에 대해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고 잘못한 부분이기 때문에 다 받아들여야 한다”며 “안 좋게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조금 더 반성하고 모범적인 모습으로 자중하겠다”고 사과했다.
팬들에게 한마디를 해달라는 질문에도 그는 “반갑게 맞아주는 분들도 있고, 좋지 않게 보는 분들도 계시지만 좀 더 반성하고 모범적인 모습으로 잘못된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오승환의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1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KBO의 징계를 받은 뒤 자리를 피하지 않고 과거 실수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지난해 8월 삼성 복귀 기자회견 때도 첫 인사는 사과였다.
당시 오승환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삼성 복귀와 동시에 2015년 도박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KBO에서 징계를 받았다. 그 일로 인해 저를 아껴주셨던 야구 팬들께 큰 실망을 드렸다.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일이 있고 나서 후회하고 많이 반성했다. 해외 활동을 이어왔기 때문에 이제야 징계를 받는다”며 “징계 기간에 다시 반성하겠다. 이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승환은 2016년 1월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마친 뒤 귀국 인터뷰에서도 메이저리그 입성을 앞둔 포부를 밝히기 전에 도박 파문에 대한 사과를 먼저 했다. 그는 당시 “불미스러운 일로 팬들께 실망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 100% 제 잘못”이라며 허리를 숙이고 “어떻게 팬들께 사죄해야 할 지 모르겠다. 야구장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자리마다 자신의 잘못을 피하지 않고 과거 일에 꼬박 사과 및 반성을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오승환은 이제 묵묵히 마운드에 오른다.
대구=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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