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자국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에 300억홍콩달러(4조6,491억원)에 달하는 긴급자금을 투입한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은 이날 정부 지원을 포함한 390억홍콩달러(약 6조438억원) 규모의 자금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홍콩 정부는 ‘항공(Aviation) 2020’이라는 공기업을 세워 캐세이퍼시픽 지분의 6.08%에 해당하는 195억홍콩달러(약 3조219억원) 규모의 우선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78억홍콩달러(약 1조2,087억원)를 단기 대출하기로 했으며, 최대 19억5,000만홍콩달러(약 3,021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 매입 가능성도 열어놨다.
캐세이퍼시픽은 기존 주주인 스와이어 퍼시픽과 에어차이나, 카타르항공 등으로부터는 신주 주주할당발행 방식으로 117억홍콩달러(약 1조8,131억원)를 조달한다. 홍콩 정부는 이번 구제방안에 따라 캐세이퍼시픽 이사회에 2명의 참관인을 보낼 권리를 얻게 됐지만 일상적 운영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정부는 캐세이퍼시픽 지분을 3~5년간 보유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치는 홍콩의 국제 항공 허브 지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캐세이퍼시픽의 자금확보 계획 발표를 앞두고 캐세이퍼시픽과 스와이어퍼시픽, 에어차이나의 주식은 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로 재정적ㆍ정치적 압력을 받아 온 캐세이퍼시픽은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2월부터 매달 25억~30억홍콩달러(약 3,874억~4,649억원)의 손실을 봤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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