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쉬다, 읽다…책 향기 묻어나는 걷기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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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쉬다, 읽다…책 향기 묻어나는 걷기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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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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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갈맷길’ 3코스 2구간의 이정표. 웹툰 형식의 길 표시가 호기심을 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책이 있는 풍경은 언제나 여유롭다. 무더위를 잊을 정도로 독서삼매경에 빠지면 더할 나위 없고, 그저 책갈피 몇 장 뒤적여도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한국관광공사가 책 향기 나는 5개 걷기 코스를 6월 추천 여행길로 선정했다.

 ◇제주 올레 21코스 ‘하도~종달’ 올레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제주 올레길’은 구좌읍 종달리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세화해변을 마주한 하도리 해녀박물관에서 종달리까지 이어지는 올레 21코스는 제주도의 매력을 한데 모아놓은 듯한 길이다. 제주의 전통 농업문화 유산인 밭담 너머로 오름 군락이 보이고 한라산이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낸다. 조선시대에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성벽 ‘별방진’에 오르면 하도항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바다와 마을 풍경이 정겹게 내려다보인다. 지미봉에서도 제주 동부의 다채로운 풍광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코스 곳곳에 독립서점이 있어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길이다. ‘언제라도’는 옛 가옥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독립서점으로,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다수 볼 수 있다. 종점 부근의 ‘소심한책방’에는 서가에 책을 진열한 이유를 담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점 주인의 세심함과 취향이 돋보인다. 길 곳곳에 야외 테이블, 정자, 카페가 많아 책을 읽기에도 좋다.

●제주해녀박물관~연대동산~별방진~해안도로 및 석다원~토끼섬~하도해수욕장~지미봉오르는길~지미봉 정상~종달바당. 11.3km.

밭담과 오름을 거쳐가는 제주올레 21코스는 제주의 전형적인 풍경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산 갈맷길 3코스 2구간 

부산 근ㆍ현대 역사와 문화,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코스다. 부산진시장에서 시작해 산복도로를 통과해 영도까지 이어지는 제법 긴 코스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부산의 풍광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제값 하는 길이다. 산복도로에는 예쁜 골목과 캐릭터가 그려진 가게들이 있어 사진 찍기 여행지로도 그만이다. 의류 도매시장인 부산진시장, 군것질거리가 많은 국제시장, 수산물 집합소인 자갈치시장, 짭조름한 바다 향이 물씬 풍기는 남포동 건어물시장까지 대형 시장도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코스 중간 중앙동 골목에 책 향기 물씬 풍기는 독립서점 ‘주책공사’가 있다. 커피 한잔 값에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책에 작가들이 직접 남겨놓은 메모가 붙어 있어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부산진시장~증산공원~초량성당~부산역~백산기념관~부산근대역사관~국제시장~자갈치시장~영도대교~남항대교. 16.0km.

부산 중앙동 40계단 앞 독립서점 내부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 연남동 경의선숲길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미 유명한 길이다. 서울 도심 구간 옛 경의선 기찻길이 2016년 경의선숲길(6.3km)로 탈바꿈했다. 그 중 서천교에서 서강대역으로 이어지는 약 2km의 연남동 경의선숲길에는 개성 있는 책방이 다수 들어섰다. 벤치나 잔디에 앉아 책장을 펼치면 그 또한 경의선숲길의 상징적 풍경이 된다.

책이 있는 풍경 사진을 찍고 싶으면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경의선 책거리가 제격이다. 아홉 개 테마의 책 부스,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책거리 역’을 비롯해 관련 조형물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성 넘치는 독립서점 역시 흥미롭다. ‘서점 리스본 포르투 1ㆍ2호점’ ‘책방곱셈’ ‘그림책학교’ ‘헬로 인디북스’ ‘사이에’ 등 다양한 책방이 둥지를 틀고 있다. 서강대역과 홍대입구역 6번 출구 인근에 숲길이 내려다보이는 카페가 많다.

●서천교~홍대입구역~경의선 책거리~서강대역. 2.0km.

서울 연남동 경의선숲길. 일명 ‘연트럴파크’로 불린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용인 너울길 5코스 ‘민속촌너울길’ 

민속촌 입구 삼거리에서 출발해 같은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약 9km의 순환형 코스다. 시작 지점에 독립서점인 ‘희재서사’와 ‘반달서림’이 있다. 그냥 들러도 좋고, 책을 한 권 구입하면 더 여유롭다. ‘너울길’은 천천히 걷는 평화로운 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생태공원인 ‘구갈레스피아’를 가로지르고 있어 힐링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이 길의 또 다른 특징은 역사와 문화, 자연을 아우른다는 점이다. 조선 전기의 정자인 사은정(용인 향토유적 제50호)을 비롯해, 한국의 전통미를 관람할 수 있는 한국민속촌, 2008년 개관한 백남준 아트센터와 아름다운 숲길을 거친다.

●1코스 : 민속촌입구삼거리~상갈주공아파트~백남준아트센터~구갈레스피아~지곡초교삼거리~사은정입구~민속촌입구삼거리. ●2코스 : 지곡초교삼거리~구갈레스피아~백남준아트센터~상갈주공아파트~민속촌입구삼거리. 9.0km.

용인 너울길의 백남준아트센터 뒤편 숲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춘천 봄내길 4코스 ‘의암호 나들길’ 

‘봄내’는 춘천의 순우리말로 봄이 빨리 오는 강이라는 의미다. 의암호 나들길은 봄내길 8개 코스 중 네 번째다. 사계절 언제나 좋지만 녹음이 짙어가는 여름이면 더욱 시원하다. 상쾌한 바람과 잔잔한 호수와 짙푸른 숲, 그 뒤로 병풍처럼 산 능선이 이어진다. 강바람에 실려오는 풀 내음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길을 걷다 보면 춘천문학공원에서 춘천의 대표 작가 김유정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곳곳에 시비(詩碑)가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감상에 젖는다. 봄내길에도 김유정의 대표작 ‘봄봄’ ‘동백꽃’의 토속적 향취가 물씬 풍기는 듯하다. 공원에서 보는 의암호와 호수 건너편 삼악산이 한 폭의 그림이다.

●서면 수변공원~눈늪나루~둑길~성재봉~마을길~오미나루(경찰충혼탑 앞)~신매대교~호반산책로~소양2교~근화동 배터~공지천~어린이회관~봉황대. 14.2km.

의암호의 물과 숲이 어우러진 춘천 ‘의암호 나들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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