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 불법 승계” 변호인단 “경영 판단” 8시간 30분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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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재용 불법 승계” 변호인단 “경영 판단” 8시간 30분 공방전

입력
2020.06.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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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 때 시세 조종 인지 여부 등 놓고 영장 심사 공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의 정점인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필요성을 두고 검찰과 삼성 변호인단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뒤 3년 4개월 만에 구속의 갈림길에 선 이 부회장과 재벌 총수를 겨냥한 18개월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 받아야 할 검찰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었다.

이 부회장과 옛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최지성(69) 실장(부회장), 김종중(64) 전략팀장(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은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됐으며 가장 먼저 시작된 이 부회장 심리가 오후 7시쯤 끝났다. 점심 겸 휴식을 위한 1시간을 포함해 무려 8시간 반 동안 양측 공방이 이어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이복현 부장검사를 비롯한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시세 조종을 포함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가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제일모직 최대주주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없던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정하고서 두 기업 주가 관리(시세조종) 등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합병 결의 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합병에 반대한 주주가 보유 주식을 회사에 팔 권리) 최소화를 위해 호재성 정보 공개 등으로 두 회사 주가를 띄운 정황도 들었다.

그러면서 미전실 보고 문건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불법행위 관여를 부각했다. 이 부회장의 계열사별 지분 변화 사안이 담긴 일명 ‘프로젝트 G’ 문건 등을 들어 이 부회장이 자신의 승계 관련 보고를 받았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문건은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해 2012년부터 최지성 실장과 김종중 사장이 소속된 태스크포스(TF)에서 나왔다고 한다. 검찰은 승계 목적으로 장기간 “유례 없는 대형 금융범죄”가 벌어졌다고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최종 수혜자인 이 부회장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수의 판사 출신 전관과 김앤장 등 10명 안팎의 변호인으로 구성된 삼성은 철벽 방어벽을 쳤다. 변호인단은 우선 합병을 “승계가 아닌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이라 반박했다. 이 부회장의 시세조종 등 의사결정 관여는 “상식 밖의 주장”이며 프로젝트G 문건 등을 이 부회장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부채를 반영하지 않다가 합병 뒤 회계 기준 변경으로 4조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올린 혐의를 두고도 양쪽은 대립했다. 합병과 연결고리가 있는 불법행위가 이번 수사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주장한 반면, 삼성 측은 “국제회계기준에 맞는 변경”이라 맞섰다. 앞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에 대한 두 차례 구속영장 기각 사례도 들며 혐의가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 부회장의 증거인멸 우려에도 양쪽은 크게 대립했다. 검찰은 지난달 26, 29일 소환조사를 받은 이 부회장이 혐의에 대해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부인한 만큼 불구속 상태에선 증거인멸 우려가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관여를 상세히 진술한 옛 미전실, 삼성바이오 등 핵심 관계자의 진술 번복이 특히 우려되는 지점이라 했다. 반면, 삼성 측은 검찰의 18개월 장기 수사와 50여차례 압수수색, 110여명의 430여회 소환조사, 법원에 제출한 400권 20만쪽 수사기록 등을 들어 “필요한 증거물은 다 수집된 것”이라 반박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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