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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 “‘시청률의 여왕’ 표현, 감사하지만 민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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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 “‘시청률의 여왕’ 표현, 감사하지만 민망해요”

입력
2020.06.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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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백'의 배우 신혜선은 "처음 접하자마자 설레고 한 자리에서 네 번씩 읽게 되는 극본이나 시나리오가 있다"며 "그런 글을 읽으면 역할을 맡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결백'의 배우 신혜선은 "처음 접하자마자 설레고 한 자리에서 네 번씩 읽게 되는 극본이나 시나리오가 있다"며 "그런 글을 읽으면 역할을 맡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키다리이엔티 제공

‘시청률의 여왕’. 배우 신혜선(31)을 따라다니는 호칭이다. 그럴 만도 하다. 2018년 종방한 SBS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은 최고 시청률 45.1%(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했고, KBS2드라마 ‘아이가 다섯’(2016)은 시청률이 32.6%까지 올랐다. SBS드라마 ‘비밀의 숲’ 등은 시청률이 10% 미만이었으나 화제작으로 꼽혔다.

최근 4, 5년 사이 신혜선은 안방극장 최고 스타로 자리잡았지만 영화 주연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그가 첫 주연 영화 ‘결백’으로 극장 관객과 만난다. ‘결백’의 개봉(10일)을 앞두고 8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신혜선은 “첫 주연 영화라 어떤 반응이 나올지 무섭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결백’은 3월초 개봉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여파로 개봉이 두 차례 연기됐다.

‘결백’에서 신혜선이 연기한 정인은 복합적인 인물이다. 서울 유명 법무법인이 가장 아끼는 변호사로 화려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유년시절은 불우했다. 남동생의 장애를 유발했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려야 했고, 고교 졸업 후 지옥과도 같은 고향을 떠나 자수성가했다. 가족과는 절연하다시피 지내다가 어머니 화자(배종옥)가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리자 고향을 찾는다. 애증의 관계였던 어머니 변호를 맡으면서 가족사를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된다.

신혜선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재미는 있었지만 정인의 감정을 다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했다. “정인이 집을 뛰쳐나와 고군분투하게 된 과정은 이해하나 (불화하던) 어머니 사건을 수임하는 감정까지 받아들이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출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던 그에게 아버지가 한마디 던졌다. “시나리오 재미있으니 출연하면 좋겠다”고. 딸 일에 대해 의견을 밝힌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출연 제의가 들어온 영화 시나리오를 가끔 읽으세요. 반신반의하던 상황이었는데 아버지가 출연 추천을 하시니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영화 '결백'의 정인(신혜선)은 잘 나가는 변호사로 살인사건 용의자인 어머니를 변호하면서 가족사의 비극을 알게 된다. 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결백'의 정인(신혜선)은 잘 나가는 변호사로 살인사건 용의자인 어머니를 변호하면서 가족사의 비극을 알게 된다. 키다리이엔티 제공

신혜선은 “촬영하며 정인이 안개 속 진실을 알아가듯, 정인의 감정을 조금씩 알아갔다”고 했다. 촬영장에 가기 싫을 정도로 정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할 장면이 있기도 했으나 대선배 배종옥과 허준호와 연기하며 도움을 받았다. “두 분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워낙 유명하신 분들이나 처음엔 같이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고 무섭기까지 했어요. 결국 큰 도움이 됐지만요. 허준호 선배님하고는 연기하다 추인회라는 사람이 정말 무섭게 느껴지고 제 기가 확 꺾인 적이 있어요.”

신혜선은 방송에서의 활약상을 애써 낮춰 평가하려 했다. ‘시청률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감사하지만 민망하다, 운이 진짜 좋았다”고 말했다. “겸손해 보이려고 그런 말 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신인 때부터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잘 인도해주신 분들만 만난 덕”이라고 공을 돌리기도 했다. 발성이 좋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말이 중요한 직업인데 너무나 당연한 일로 칭찬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겸손해 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던 점도 저에게 행운이었던 듯해요. 비슷한 역만 하면 제 스스로가 재미를 못 느꼈을 텐데요. 제가 재미있어야 열정을 불태울 수 있으니까요.”

신혜선의 다음 작품은 영화 ‘도굴’이다. 도굴 전문가를 주인공으로 한 범죄물이다. 이제훈과 연기 호흡을 맞춘 이 영화도 당초 상반기 개봉하려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로 상영이 미뤄졌다. 방송에 이어 영화에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신혜선은 “누군가를 웃기는 연기를 가장 하고 싶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저를 보고 웃으면 기분이 너무 좋다”는 이유에서다. “누군가를 웃긴다는 게 너무 어렵잖아요. 그런 점에서 코미디언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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