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Why]무더위에 전국 해수욕장 개장 준비 중
각 지자체 “공식 개장 전 인파 몰려 어쩔 수 없었다”
뜨거운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 생각나는 곳, 바로 해수욕장일 텐데요. 더위를 피하기엔 제격이지만, 마스크 착용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수칙이 지켜지기 어려운 만큼 “꼭 해수욕장 개장을 해야 하나”라는 따가운 눈초리도 따라붙습니다.
이런 우려 속에도 전국 267개 해수욕장은 차례로 문을 열 준비에 한창입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해수욕장 개장을 향한 비판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데요.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 각 해수욕장 마다 개장 시기를 늦추는 등 일정을 조율해왔지만 피서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출입구가 따로 없는 해수욕장의 특성 상 (출입을) 막기가 어렵다”며 “차라리 공식적으로 문을 열고 관광객들의 안전 관리에 나서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관련 법 개정으로 해수욕장이 공식 개장하지 않더라도 사시사철 물놀이가 가능해진 상황입니다. 이전에는 해수욕장이 문을 열어야만 입욕을 할 수 있었죠.
방역당국은 전국 해수욕장의 개장을 앞두고 감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한 세부지침을 배포하고 현장을 점검하기로 했어요. 단체가 아닌 가족 단위 방문을 권장하고, 백사장에서 파라솔 등 햇빛 가림 시설은 2m 거리를 두고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또 물놀이를 제외하고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는데요.
실제 문을 연 해수욕장의 풍경도 예년과 달라졌습니다. 1일부터 ‘안전 개장’에 들어간 부산 해운대와 송정 해수욕장 모습을 볼까요.
해운대구는 해수욕장 해운대관광안내소를 기준으로 좌우 150m씩 총 300m 구간만 개장했는데요. 구는 300m 구간에 해안 감시 망루를 곳곳에 설치했고, 수상구조대를 투입해 물놀이객들의 안전 관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 1시간 간격으로 마스크 쓰기 안내 방송을 하고, 백사장 호안 도로 곳곳에 방문자가 명함을 넣을 수 있는 상자를 만드는 등 코로나19 감염 방지에도 힘을 쏟고 있어요.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 방문객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다만 해수욕장 개장이 공식 선언된다면 이전보다 사람이 몰려들 수밖에 없을 텐데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방문객 수 통제가 방역의 핵심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모이거나 밀집하는 상황이 되면 경보를 울려서라도 더 이상 많은 사람이 못 들어오게 막는 방법들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 역시 이용객 분산을 위해 대형 해수욕장보다는 중ㆍ소형 해수욕장 이용을 권고할 계획입니다.
해양수산부는 15일부터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지역 내 가볼 만한 해수욕장을 추천 받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여름. 좀처럼 잡히지 않는 코로나19를 생각하면 움직이지 않는 게 좋겠지만 그래도 피서를 반드시 가야 한다면 유명 해수욕장보다는 작지만 오붓한 바다를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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