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온라인 졸업식에서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이들에게 투표로 사회를 변화시키라고 촉구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대학 졸업식 축사를 거부당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날 유튜브가 개최한 온라인 졸업식에 축사자로 나서 2주간 걸친 시위에서 비판한 인종차별과 부정의를 변화시키기 위해 투표하라고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몇 주 사이 우리가 마주한 도전은 ‘바이러스 이상의 것’임을 확인했다”며 “매우 오랫동안 커져온 문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다시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모든 게 붕괴된 것처럼 보여도 민주주의에 참여하라”며 투표로 행동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그는 “최근 시위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회적 차별을 없애는 데 투표가 행동과 시민불복종에 비해 유용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에게는 둘 다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도 합법적 방법을 통한 행동을 촉구했다. 미셸은 “분노가 모이고 여러 방법으로 전달되면 역사를 바꾸는 원천이 된다”며 “해시태그를 다는 운동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행사하는 데 동참하라고 권하라”고 강조했다.
반면 캔자스주(州) 위치타주립대 기술대학이 지난 4일 공개하기로 했던 이방카의 온라인 가상 졸업식 축사는 취소됐다. 흑인 사망 시위에서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학생들과 직원들이 반감을 가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쉬리 우태시 기술대학장은 성명을 통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불거진 사회정의 문제에 비추어봤을 때 (이방카 축사 진행은) 무감각했다”며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에 6일 이방카는 “미국 대학 캠퍼스는 표현의 자유를 수호해야 한다”며 학교 측을 맹비난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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