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자동차ㆍ가전ㆍ조선ㆍ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가 급감하면서 포스코도 일부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하며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가동 중단에 따른 유휴 인력에 대해서 유급휴업을 실시한다. 포스코가 생산량 감축을 위해 유급휴업을 실시하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설비 보수 공사를 마친 광양3고로의 가동 시점을 조정하고, 16일부터 기존 생산설비 일부를 가동 중단하는 등 생산량 감축을 위해 탄력 조업을 실시한다.
생산 설비 가동이 중단된 사업장의 직원들은 유급휴업을 시행한다. 당장은 교육이나 정비 활동을 실시하고, 3일 이상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스코는 유급휴업 기간 동안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생산 감축 물량, 유급휴업 대상 인원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고용안정의 중요성을 고려해 희망퇴직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당초 지난달 말 재가동 예정이던 광양3고로를 빨라야 8, 9월쯤에나 재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달 “올해는 수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결국 설비 가동 중단에 따른 유급휴업을 실시하게 됐다. 포스코의 생산량 조절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글로벌 철강업계 전반에서 수요 감소에 따른 생산량 조절 움직임은 계속 포착돼 왔다. 최근 전방산업 침체와 글로벌 철강 경기 악화로 세계 최대 다국적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은 지난 4월부터 프랑스와 스페인의 고로를 일시 중단했고, 미국 최대 철강회사 US스틸과 일본제철 역시 고로 가동을 중단하며 감산을 실시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3월 중순 이후 유럽 25개 철강사의 55개 생산시설이 감산 또는 가동 중단을 실시했고, 미국은 12개 철강사 28개 생산시설이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제철도 이달 1일부터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제철 측은 “6월부터 수주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말엔 만 53세 이상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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