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사전 타당성 조사로 효율성 주장
“열차 정차 땐 지연시간 54초 불과… 역 없으면 승객 환승에 33분 소요”
역간 3㎞… 광역철도 취지 훼손 논란

경기 안양시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의 ‘인덕원역’ 추가 설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안양시의 요구에 국토교통부는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지만, 안양시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는 평이어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정차역 문제를 놓고 지자체간 갈등도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안양시청에서는 국토부 주최로 ‘GTX-C 전략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열렸다. GTX-C노선상의 지역을 순회하며 주민을 상대로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시 관계자 등 방청객들은 ‘인덕원역’ 신설을 주장했다. 이날 약 400명이 참석했다.
이날 안양시의 주장은 ‘54초’와 ‘33분’으로 요약된다. 54초는 지하철 4호선의 인덕원역에 GTX-C 노선의 환승역이 신설될 경우 수원 등에서 출발한 열차가 서울 도심까지 도착하는 데 추가로 걸리는 시간이다. 33분은 안양시의 요구가 거절돼 인덕원 환승역이 불발할 경우 향후 개통 예정인 월곶~판교, 인덕원~동탄간 열차를 이용하는 의왕ㆍ광명ㆍ시흥 시민들이 GTX-C 노선에 몸을 싣기 위해 기존 4호선 인덕원역~과천정부청사역 인근에서 환승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인덕원역’이 신설되면 한 차례 환승으로 16분이면 갈아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인근 도시 시민들이 4호선 인덕원역에 내려 4호선을 타고 과천정부청사역까이 이동, 다시 도보로 250m를 걸어가야 하는 등 두 차례를 환승해야 한다”며 “이 경우 환승에 최대 33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결국, 안양 등의 환승여객 편의를 위해 수원 등의 이용객들이 ‘54초’를 양보해달란 이야기다.
안양시는 또 지난 2018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인덕원역 정차가 빠진 것에 대한 평가의 적절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토부 등 철도 운영사가 챙기게 될 경제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우선 역 시설에 따른 교통 수요 증가다. GTX-C 인덕원역이 생길 경우 인덕원~동탄선 8,000여명, 월곶~판교선 6,000여명 등 하루 평균 4만1,000여명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는 주장했다. 이는 인덕원역 신설에 따른 주변역 수요 감소분(1만1,000여명)을 웃도는 수치다. 시는 작년 10월 ‘인덕원 정차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받았다.
시 관계자는 “GTX-C노선의 현재 B/C값은 1.36(1.0 이상인 경우 경제성이 있다고 봄)으로 나왔다”며 “인덕원역 단독 역사 추진(총 사업비 726억9,500만원)시 B/C 값은 1.05, 기존 역사 및 정류장 등을 활용할 경우(총 사업비 153억6,500만원)에는 B/C 값이 3.3까지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두 대책 모두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 입장에서 안양시 주장 수용은 쉽지 않다. 의왕시와 서울 성동구도 관내에 역 신설을 요구하고 있는 탓이다. 또 과천과 금정역 사이에 위치한 인덕원에 역을 설치할 경우 역 사이 거리가 3㎞에 불과해 ‘수도권 30분내 출ㆍ퇴근’ 광역철도의 기본 취지도 훼손된다. 수원시와 군포시, 과천시가 안양시의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54초 늦게 가더라도 환승을 위해 33분을 길에 쏟아야 하는 안양시민을 비롯해 의왕ㆍ시흥ㆍ광명 등 보다 많은 시민들의 불편이 헤아려지기를 바란다”며 “인덕원 정차 문제를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의지와 열정을 갖고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GTX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로, 2007년 경기도가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에 제안해 추진됐다. 지하 40∼50m의 공간을 활용, 노선을 직선화하고 시속 100km 이상(최고 시속 200km)으로 운행한다. GTX는 A(경기 파주 운정∼화성 동탄역), B(인천 송도∼경기 마석역), C노선(경기 양주∼경기 수원역) 등 3개 노선으로 추진 중이다. C노선은 수원~금정~과천~양재~삼성~청량리~광운대~창동~의정부~양주 덕정을 통과한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그림 3[저작권 한국일보]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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