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제주도 GS칼텍스 무수천 주유소에서 2m 안팎 크기의 드론이 이륙했다. 이곳에서 각각 1.3km와 0.8km 떨어진 펜션과 초등학교에 도시락ㆍ음료ㆍ간식을 배달하는 게 임무였다. 드론들이 주문자에게 상품을 배송하고 다시 주유소로 복귀하는 데 걸린 시간은 5~6분에 불과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GS칼텍스는 정부가 추진하는 ‘드론 활용 서비스 시장창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드론 활용 유통물류혁신 실증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2022년 말까지 총 35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드론을 활용한 서비스 모델 및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중 드론 물류 서비스 플랫폼 구축 및 상용화 실증사업에는 182억원이 배정됐다.
주유소와 편의점을 연계한 이날 드론 배송 절차는 간단하다. 먼저 GS25 편의점의 스마트폰 앱 ‘나만의 냉장고’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면 인근 편의점에서 상품을 드론 배송 거점인 주유소로 옮긴다. 그리고 주유소에서 대기 중인 드론에 상품을 실어 목적지로 배달하면 된다.
산업부는 도서산간 지역의 유통물류배송 사각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생활용품과 안전상비용품 등을 드론 서비스로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드론 기반 유통 서비스의 활용도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며 “비행거리ㆍ적재무게를 늘린 수소드론 등 신기술을 개발하고, 전기ㆍ수소충전소 및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는 주유소를 카셰어링, 전기ㆍ수소차 충전, 택배ㆍ드론 배송 등이 통합된 ‘모빌리티·로지스틱 허브’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주유소는 차량 진입이 용이하고 물건 적재 공간이 충분할 뿐 아니라 전국에 분포돼 있어 물류 거점화에 적합하다”며 “물류회사와의 협업은 물론 GS리테일 등 계열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유소 거점 드론 배송 사업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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