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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영장심사서 창과 방패 된 ‘선후배 특수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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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영장심사서 창과 방패 된 ‘선후배 특수통’

입력
2020.06.08 14: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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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경영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불법 경영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년 4개월여 만에 구속영장 심사대 앞에 선 날 검찰과 삼성은 날카롭게 부딪쳤다. 검찰은 특별수사 에이스들을 대거 투입했고, 삼성은 특수통 출신 유명 변호사들로 철통 방어막을 쳤다. 법조계에서는 신구 특수통 간의 대결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검찰에서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이복현(48ㆍ사법연수원 32기) 부장검사가 선봉에 서고 김영철(47ㆍ33기) 의정부지검 부장검사와 최재훈(45ㆍ34기)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가 뒤를 받쳤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이 부장검사는 ‘기업범죄 전문’으로 불린다. 평검사 시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거치며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 등에 참여했고, 2010~11년에는 서울서부지검에 파견돼 한화그룹과 태광그룹의 비자금 의혹 수사에 합류했다.

이 부장검사는 특히 이 부회장과 악연이 깊다. 2016년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에 몸담으면서 시작된 악연이다. 당시 특검은 2017년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고, 결국 그를 구속시켰다. 이번까지 더하면 이 부장검사가 소속된 수사팀이 이 부회장에 대해 세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한 셈이다. 김 부장검사 또한 2013과 2014년 서울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몸담은 데 이어 박영수 특검에서 이 부장검사와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검찰이 신예 특수통을 앞세워 공격에 나선 만큼, 삼성 측은 특수통 출신 전직 검사장급 변호사를 대거 영입해 방어 논리를 개발했다. 총지휘는 대검 중수1과장-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대검 중수부장 등 특별수사 요직을 모조리 거친 최재경(58ㆍ17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맡았다.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던 김기동(56ㆍ21기) 전 부산지검장, 이동열(54ㆍ22기) 전 서울서부지검장, 최윤수(53ㆍ22기) 전 국가정보원 2차장 등도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판사 출신 변호사들도 이 부회장 변호인단에 다수 합류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는 ‘대법관 1순위’로 꼽혔던 한승(57ㆍ17기) 전 전주지법원장이 변호인으로 투입됐다. 부장판사 출신의 고승환 변호사(43ㆍ32기)도 변호인단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의 영장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원정숙(46ㆍ30기)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맡았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 여성판사가 영장전담을 맡은 건 2011년 이숙연(52ㆍ26기) 부장판사 이후 9년 만이다. 원 부장판사는 앞서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을 제작ㆍ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4)을 구속시킨 바 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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