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수가 급한 두산이 멀티 내야수 류지혁(26)을 KIA에 내주고 택한 카드는 투수 홍건희(28)였다. 두 팀이 7일 발표한 1대1 트레이드는 서로 부족한 자리를 채우는데 초점을 뒀다. 하지만 객관적인 성적 지표와 1군 활약상을 볼 때 무게중심은 류지혁에게 실리는 게 사실이다.
류지혁은 통산 7시즌 동안 49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8홈런 102타점 195득점 35도루를 기록했다. 올 시즌은 20경기에 나가 타율 0.417 1홈런 4타점 10득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두산 내야에 공백이 생기면 ‘대체 1순위’로 언제나 제 몫을 충분히 다했다.
반면 홍건희는 1군 통산 성적은 166경기 9승20패 5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6.30이다. 올해는 10경기에 나가 12이닝 동안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을 찍었다. 중간 투수로는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08로 준수하지만 불안 요소는 피장타율이다. 홍건희의 피장타율 0.578은 10이닝 이상 던진 KIA 투수 중 가장 높았다. 그는 12이닝 동안 2루타 2개, 3루타 2개, 홈런 3개를 허용했다.
하지만 두산은 불펜 강화가 절실했다.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5.28로 8위, 구원 평균자책점은 6.73으로 9위다. 강한 방망이 덕분에 2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매번 불안한 뒷문 탓에 마음을 졸여야 했다. 그나마 두산이 홍건희에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넓은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홍건희는 올해 잠실 경기에 한 차례 나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잠실구장 통산 성적 역시 19경기에서 2승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6으로 나쁘지 않았다. 올해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성적은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88에 3피홈런, 통산 광주구장 성적은 87경기 평균자책점 5.93이다.
홍건희 사례처럼 많은 투수들은 장타 위험이 적은 잠실구장 등판을 실제로 선호하기도 한다. 두산 역시 땅볼(12개)보다 뜬공(13개) 비율이 높은 홍건희와 잠실구장의 궁합을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두산은 “선발과 불펜으로 많은 경험을 쌓은 홍건희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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