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자 중 21명 기증 서약서 전달
혈장치료 ‘단체 공여’ 첫 사례로
변 시장 대행 “코로나 극복 모범”
“코로나19 혈장치료 위한 마중물”
부산에서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생한 온천교회 완치자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았다.
부산시는 8일 오후 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혈장 기증 서약서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전달식은 부산시와 부산대병원, 부산의료원이 준비 중인 혈장 공여자 관리체계에 온천교회 측이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혀 마련됐다.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완치자 혈장 기부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1만여 명이 넘는 완치자 가운데 기부 의사를 비친 완치자는 전국적으로도 26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온천교회 성도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2명으로, 이중 이번 혈장 기증 서약에 참여한 완치자는 21명이다.
특히 코로나19 혈장 치료와 관련, 단체로 혈장 공여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이들이 기증하는 혈장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 시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 혈장 공여자 관리체계 마련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날 전달식에는 변성환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온천교회 노정각 담임목사, 이정주 부산대병원장, 노환중 부산의료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노정각 온천교회 담임목사는 “본의 아니게 최초의 지역감염 장소가 돼 시민들께 송구한 마음이고, 책임감도 느끼고 있었다”며 “코로나19 예방과 확산을 막기 위해 희생하는 보건당국과 의료진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전국적으로 26명에 그치는 혈장 기부에 온천교회에서 21명이나 참여해주셔 부산시민의 한 사람으로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단체로 공여 의사를 밝힌 전국 최초의 사례인 만큼 오늘 기증이 대한민국 혈장 기증 운동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온천교회는 부산의 첫 번째 집단감염 사례였으나 감염 확산 초기, 적극적이고 선제적 대응으로 감염을 최소화했다”면서 “완치자들께서 혈장을 기증해주시니 초기대응부터 마무리까지 귀감이 되는 모범사례”라고 감사를 전했다.
특히 이날 전달식에는 온천교회 혈장 기증자 21명 가운데 대표로 김지선씨가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김씨는 “처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두려웠지만, 의료진 분들께서 격려해주시고, 고생해주신 덕분에 전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혈장 공여를 통해 한 명의 환자라도 더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혈장은 혈액을 원심분리했을 때 노란색을 띠는 상층의 액체로, 혈구와 함께 혈액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혈장에는 감염을 통해 생성된 항체가 녹아 있어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수혈하면 항체가 수혈자의 체내에서 감염을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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