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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상임위 전쟁에 국회의장 ‘8일 정오’ 시한 제시 승부수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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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상임위 전쟁에 국회의장 ‘8일 정오’ 시한 제시 승부수 먹힐까

입력
2020.06.07 20: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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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원장 자리 놓고 여전히 평행선… “법대로” “관례대로”

상임위원장 선출 시한 D-1까지 접점 찾지 못해

박병석 국회의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구성 협상 회동을 주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구성 협상 회동을 주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거듭되고 있다. 국회법 상 상임위 구성 시한을 하루 앞둔 7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마련된 협상에서도 ‘막판 빅딜’은 이뤄지지 않았다. “법대로”를 외치는 더불어민주당과 “관례대로”를 외치는 미래통합당은 ‘법제사법위원장 사수’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오만 프레임’이 부담스러운 여당이나 ‘발목잡기’ 논란을 피하려는 야당 모두 실리와 명분 동시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 극적인 접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만나 “지금은 상대 당을 설득하려고 할 때가 아니라 소속 당을 설득해서 양보 안을 가지고 올 때”라며 중재를 시도했다. 하지만 합의가 여의치 않자 일단 박 의장은 “8일 정오까지 각 당의 국회 상임위원회 선임 요청안을 의장에게 제출해달라”고 밝혔다.

박 의장이 이날 선임 요청안 제출 시한을 못박고 나선 것은 국회법 48조 상 ‘국회의장의 상임위원 선출권’을 인식한 조치다. 시한 내에 상임위원 선임 요청이 없을 경우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압박에 나선 셈이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결단하겠다”는 엄포를 재차 각인시켜 여야 합의를 독려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각 당의 사정을 반영해 8일 이후로 협상 시한을 늦출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특히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양당 원내대표와 수석 등의 비공개 만찬을 주선하며 적극적인 협상 타결도 중재했다. 하지만 만찬 회동에서도 양당 원내대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통화에서 “(협상에) 진전이 하나도 없었다. 8일 오전에 더 접촉해서 대화는 할 것”이라면서 “(상임위 인선 명단은) 국회법대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장 선출 이후 첫 본회의를 앞둔 박 의장의 중재에 여야는 일단 말을 아꼈다. 두 당은 이날 회동에서 뾰족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예단할 수 없다”며 막판 전격 협상 타결의 여지도 열어뒀다. 주 원내대표도 “협상을 위해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

교착 상태가 거듭되자 민주당은 다른 ‘알짜 상임위’ 양보 제안으로, 통합당은 예결위원장 양보로 나섰다. 모두 상대의 법사위 양보를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민주당은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갈 경우 문재인 정부 후반기 각종 개혁ㆍ국정과제 입법 작업이 야당의 발목잡기에 가로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반드시 법사위원장을 사수하거나, 적어도 ‘체계ㆍ자구심사권 폐지’를 약속 받은 채로 야당에 넘겨주겠다는 구상이다.

통합당은 188석 범여권 연합(민주당ㆍ정의당ㆍ열린민주당 등)을 견제할 ‘최후의 보루’가 법사위원장임을 분명히 한 상태다. 여당이 제안한 ‘체계ㆍ자구 심사권 없는 사법위원장’은 검토의 대상이 아니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독식도 가능하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담판이 끝내 불발될 경우 8일 이후 18곳 상임위 위원장을 순차적으로 선출할 수도 있다는 압박이다. 통합당은 협상에 성의를 보이는 한편, 여당의 ‘국회 독재’ 프레임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공룡여당을 막아 설 뾰족한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실리 없는 양보’를 택하느니 여당의 일방 독주 비판 여론을 방패로 삼겠다는 뜻이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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