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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 영웅에서 벼랑 끝 몰린 ‘이글스맨’… 한용덕 감독은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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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 영웅에서 벼랑 끝 몰린 ‘이글스맨’… 한용덕 감독은 말이 없었다

입력
2020.06.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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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한화 감독. 대전=연합뉴스
한용덕 한화 감독. 대전=연합뉴스

영원한 ‘이글스맨’ 한용덕(55) 한화 감독이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2018년 사령탑 부임 첫해 한화를 11년 만에 ‘가을 야구’로 이끌었던 영광은 지난해 9위, 올해 최하위 및 단일 시즌 구단 최다 연패 타이 기록(13)과 함께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난세의 영웅은 이제 벼랑 끝에 섰다.

한 감독과 구단 간의 이상 교류는 6일 크게 감지됐다. 한화는 이날 대전 NC전을 앞두고 장종훈 수석코치, 김성래 메인 타격코치, 정현속 보조 타격코치, 정민태 메인 투수코치를 1군에서 제외했다. 또 엔트리 등록 없이 1군과 동행했던 박정진 불펜 투수코치도 내보냈다.

이들은 당일 오전 경기장에 출근을 했지만 말소 통보를 받고 귀가했다. 보통 연패 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코치 이동이 발생하지만 말소한 코치 4명 대신 올릴 코치를 부르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그 결과, 한 감독이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발생했고, 불펜에선 선수가 벤치의 지시를 받아 몸을 풀 투수들을 지정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발생했다.

이해하기 힘든 코치 엔트리 등ㆍ말소는 이튿날에도 이뤄졌다. 한화는 김해님 투수코치, 마일영 불펜코치, 정경배 메인 타격코치, 이양기 보조 타격코치를 2군에서 1군으로 올렸지만 장종훈 수석코치 자리는 공석으로 뒀다. 코치 변경에 대해 한 감독은 7일 경기에 앞서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입을 닫았지만 정황상 구단의 코치진 일부 변경 권유 등 현장 개입에 한 감독이 반발한 모양새로 비춰진다.

한 감독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한자성어를 자주 사용한다.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이뤄지고, 이는 야구도 마찬가지라는 해석이다. 실제 한 감독은 부임 첫해 소통과 공감을 중시하며 하위권으로 평가 받았던 팀을 3위로 올려놨다. 전임 사령탑이었던 ‘우승 청부사’ 김응용(2013~14) 감독, ‘야신’ 김성근(2015~17) 감독도 구하지 못한 한화의 암흑기를 끝낸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한 감독의 리더십은 베테랑 선수와 불화로 치명타를 입었다. 한 감독은 2018년 10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려는 방향에 반발한 베테랑 내야수 송광민을 1군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이듬해 개막을 앞두고는 자신의 활용법에 불만을 품고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한 외야수 이용규를 전력 외로 취급했다. 한 감독이 강조했던 가화만사성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그렇다고 리빌딩이 효과적으로 이뤄진 것도 아니다. 2루수 정은원을 제외하면 한 감독 부임 기간 새 얼굴이 나타나지 않았다. 선수층은 여전히 얇고, 주축은 아직도 30대 중ㆍ후반인 김태균 이용규 이성열이다. 3년차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도 정체돼있다. 물론 부임 기간 동안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지원을 받지 못한 건 한 한 감독에게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3년간 반등을 이뤄낼 선수층을 만들지 못한 책임은 그가 져야 할 몫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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