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7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57명 가운데 52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지난달 초 정부는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목표를 하루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 5% 이하 등을 제시했는데 최근 추세는 이를 상회하고 있다. 이날까지 이틀 연속으로 50명 이상 새 확진자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깜깜이 환자’가 10%에 이르고 있다. 인구밀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의 연쇄 감염은 자칫 전국 규모의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걱정거리다.
소규모 감염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게 생활방역 전환 이후 최근의 양상이다. 클럽이나 물류센터, 특정 종교집단과 같은 대규모 발병원을 중심으로 전파돼 방역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던 때와 달리 최근에는 작은 교회, 콜센터, 학원 등 소규모 시설에서의 산발적 연쇄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감염병의 차단ㆍ통제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다단계 건강용품 판매점, 탁구장 등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감염 경로가 확인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우리의 방역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사소한 방심 때문에 연쇄 감염이 그치지 않는 점은 뼈아프다. 코로나 취약층인 60, 70대 고령환자가 대거 발생한 다단계 건강용품 판매점 ‘리치웨이’ 의 경우 지난달 제품 판매를 위한 세미나가 열렸고, 손뼉을 치거나 노래를 부르는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무신경함은 초여름 날씨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출퇴근하는 등 방역 수칙을 착실히 준수하고 있는 많은 국민을 허탈하게 한다.
8일에는 초등학교 5,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134만명이 등교하는 4차 등교개학이 시작된다. 격주제나 격일제가 활용되고 있지만 유ㆍ초ㆍ중ㆍ고 학생 600만명이 등교하는 셈이다. 수도권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되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방역당국은 기존 방역체계가 파악하지 못하던 사각지대를 탐색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 역시 최고의 백신은 ‘거리 두기’임을 명심하고 경각심을 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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