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ㆍ다영 자매에 김연경까지… 베테랑 센터 김세영도 건재
흥국생명이 ‘배구 여제’ 김연경까지 영입에 성공, 리그 최고의 ‘어벤져스 팀’으로 탄생했다. 지난 2018~19시즌 통합 우승 후 2019~20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흥국생명은 날개에 날개를 달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6일 “김연경과 연봉 3억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09년 V리그를 떠나 일본과 터키, 중국 리그에서 활약했던 김연경은 11년 만에 국내 코트로 복귀한다.
김연경의 합류로 흥국생명은 단순한 1위 후보가 아닌 ‘전승 우승’까지 바라보는 팀이 됐다. 먼저, 레프트 라인에 김연경과 이재영 등 국가대표 주전 레프트 2명이 있다. 상대 서브가 레프트 한 명에 집중되더라도 확실한 득점로가 이미 확보돼 있고, 리베로에 집중되면 전위 레프트에 백어택까지 더 다양하고 강력한 공격 옵션이 만들어진다. 지난 시즌 공격(32%)과 수비(리시브 28.6%, 세트당 디그 2.91)에서 맹활약한 김미연이 후보군으로 밀릴 정도다. 특히 리시브 효율이 40%에 육박하는 김연경ㆍ이재영이 리시브에 본격 가담하면 ‘그나마 약점’으로 꼽히는 리베로의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또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손발을 맞춰온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가 오른쪽에서 공격 대기 중이다. 루시아는 지난 시즌 김연경이 없었을 때도 공격 종합 6위(36.6%)였다. 센터라인도 훌륭하다. 베테랑 김세영과 2018~19시즌 신인왕 경쟁을 펼쳤던 이주아가 신구 조화를 이룬다. 블로킹 높이도 훌쩍 높아졌다. 김연경과 김세영, 루시아까지 190㎝ 이상 장신이 3명이나 된다. 이주아(185㎝)가 작게 느껴질 정도다.
상대 블로커 처지에서는 흥국생명 공격수의 움직임을 토대로 한 정확한 ‘리딩 블로킹’ 외에는 답이 없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공격 본능을 갖춘 ‘세파이커’ 이다영까지 합류했기 때문이다. 세터 최장신(179㎝)에 국가대표 세터로 국제 경기 경험을 토대로 부챗살 공 배급 능력까지 갖추며 한층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신인왕 박현주를 비롯해 이한비와 김다솔 김나희 김채연 도수빈 등 백업진도 탄탄하다. 여기에 기존 팀 리베로였던 김해란까지 코트 복귀 가능성이 있다. 출산을 이유로 지난 4월 은퇴한 김해란은 12월 중순 출산 예정인데 ‘출산 후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미연의 입지가 줄어든 점은 배구팬 입장에서 안타깝다는 시각도 있다. 김미연은 “어느 팀에서든 확실한 레프트 주전”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탄탄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쯤 되자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다음 시즌 관전 포인트는 누가 2위를 하느냐’ 등 기대와 우려가 섞인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실력 차이가 커 싱거운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했고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배구 인기는 크게 좋아질 수 있지만 경기가 한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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