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대형 로펌 신입 변호사들의 일상
대형 로펌 입사는 대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학년 겨울방학, 2학년 여름ㆍ겨울방학 때 진행되는 인턴십을 통해 결정된다. 3학년 때 선발하는 검사나 재판연구관(로클럭)직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경험을 쌓기 위해 대형 로펌 인턴십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아 매번 400~500명이 몰릴 정도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인턴기간은 1~2주일로 기간이 짧은 만큼 부담도 상당하다. 법무법인(유) 세종의 신입 변호사들은 “마라톤 완주한다는 느낌으로 끝까지 열심히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정민(31ㆍ변호사시험 8회) 변호사는 “간혹 인턴기간 중 저지른 작은 실수에 크게 낙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최종적인 평가는 총체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똑똑하고 잘난 친구들 중에서도 4분의1만 합격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큰 게 사실”(김윤민 변호사, 28ㆍ9회)이지만, “인위적인 모습으로 꾸미기 보단 일관된 자기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 (김용욱 변호사, 29ㆍ9회)는 조언도 나온다.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으로는 ‘디테일’을 강조했다. 범용자소서 하나로 회사 이름만 바꿔가며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 회사 이름을 잘못 기재하는 등 디테일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재성(30ㆍ8회) 변호사는 “정말 원하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에 맞춰 새롭게 쓰는 것을 권한다”며 “내 경우, 세종 송부무의 서면 양식에 맞춰 자소서를 작성했는데 면접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한 번에 합격하지 못했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세종에서만 1학년 겨울방학과 2학년 여름방학 두 차례 인턴을 한 김지현(26ㆍ9회) 변호사는 “입사를 빨리 확정 짓지 못해 불안하고 위축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양한 회사에서의 인턴경험이 학교생활 등에 도움이 됐다”며 “떨어졌다고 조바심을 내기 보단 다음 기회를 엿보며 기본기를 확실하게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뽑히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보다 우수한 인재를 다른 로펌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로펌들 간 경쟁에도 불꽃이 튄다. 방학 동안 일주일씩 두 군데 이상에서 인턴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인턴기간이 끝나고 나면 채용확정까지는 불과 1주일이 채 걸리지 않는다. 세종에서 채용업무를 맡고 있는 석근배(42ㆍ사법연수원34기) 변호사는 “면접대상자는 인턴 마치고 3일 내에 선정되며 최종합격자는 면접 당일 혹은 늦어도 다음날 오전에는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