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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구내매점→편의점 변경에 납품업체들 ‘반발’

입력
2020.06.0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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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업체,“소상공인 다 죽는다”시위…학교측 “적자 심해 불가피”

경북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구내매점에 라면 등 각종 물품을 납품하는 포항지역 상인들이 지난 5일 학교 정문에서 대기업 편의점 입점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포스텍구내매점납품업체협의회 제공
경북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구내매점에 라면 등 각종 물품을 납품하는 포항지역 상인들이 지난 5일 학교 정문에서 대기업 편의점 입점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포스텍구내매점납품업체협의회 제공

경북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가 구내매점 운영을 중단하고 대기업 편의점을 입점시키려 하자 납품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포항공대 구내매점에 라면 등 식료품과 문구, 생활용품 등을 납품하는 ‘포스텍 구내매점 납품업체협의회(가칭)’는 9일 오전 11시 학교 정문에서 항의 시위를 갖는다. 협의회에는 포스텍 내 매점에 30년 이상 물품을 공급한 포항지역 업체 50여곳의 소상공인이 속해 있다. 이들은 앞서 지난 5일에도 같은 곳에서 첫 항의 시위를 벌였다.

포스텍 매점 납품업체협의회는 시위를 통해 “편의점 입점으로 구내매점이 없어져 물품을 공급하는 업체 50여곳이 위기에 내몰렸다”며 “코로나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 생계 유지의 터전을 잃게 생겼다”고 반발했다. 이어 “포스텍에 납품하는 업체들은 한 두 명이 일하는 영세업체들로, 이번 일로 도산하게 되면 포항지역에 150여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며 “지역 중소상인들이 위기에 처했는데도 포스텍은 물론 포항시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스텍 내 구내매점은 총 4곳으로, 포스텍 복지회가 운영하고 있다. 포스텍 복지회는 시설 노후화와 적자 누적에 따른 경영난으로 편의점 입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포스텍 복지회 관계자는 “지난 3년간 구내매점의 누적 적자가 7,000만원이 넘고 코로나로 이용자 수가 줄면서 최근 인력 30%를 내보내고 급여까지 나눠 지급했다”이라며 “직원 고용 안정화와 함께 학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편의점 입점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납품업체협의회 소속 한 상인은 “코로나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11월 1년씩 이뤄지던 재계약이 6개월로 단축되는 등 돌아보니 학교측이 이미 지난해부터 편의점 입점을 진행했다”며“매점 대신 물건 값이 비싼 편의점이 들어오면 복지회 적자는 덜겠지만 결국 소비자인 학생들이 돈을 더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6년 포항 한동대학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지만, 학교측이 구내매점과 편의점을 함께 운영하는 조건으로 납품업체와 합의해 마무리됐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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