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사법농단 사태로 공황장애를 겪게 돼 건강 회복을 위해 잠시 국회를 떠나있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총선이 끝나고 국회 개원을 맞이한 오늘까지 말 못 할 고통과 싸워 왔다”며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국민들에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 도리이자 책무인 것 같아 용기 내어 말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2017년 2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판사 뒷조사 파일 관리 업무를 지시 받자 이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증상이 시작됐다고 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극복했지만, 입당과 공천 과정에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당선 이후에도 약 두 달 간 알 수 없는 극도의 불안이 지속됐고, 하루 2, 3시간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버텨왔지만 몸과 마음은 2017년 2월 당시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숨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 2시에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깨어나는 날의 반복”이라며 “점점 몸이 말을 안 듣고, 일시적으로 정신이 마비되는 듯한 순간이 찾아오고 있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절대 안정을 취하고 우선은 일을 멈춰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고 공직사회 개혁의 과업에 열정적으로 동참하고 싶지만, 현재 몸과 마음 상태가 그것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이 양해해준다면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오래 걸리지 않게 하겠다. 초심을 간직한 이탄희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