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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서 8년… 코로나 대처에 혼신” 동양인 여성 첫 ‘카메룬 명예족장’ 한국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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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서 8년… 코로나 대처에 혼신” 동양인 여성 첫 ‘카메룬 명예족장’ 한국인 여성

입력
2020.06.05 19: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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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굿네이버스 카메룬지부장

조아라(오른쪽) 굿네이버스 카메룬 지부장이 2017년 4월 북부 모콜로 지역 명예 원로위원 임명식에서 술탄으로부터 받은 전사의 상징인 검을 들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조아라(오른쪽) 굿네이버스 카메룬 지부장이 2017년 4월 북부 모콜로 지역 명예 원로위원 임명식에서 술탄으로부터 받은 전사의 상징인 검을 들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카메룬은 사하라사막 이남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다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많습니다. 당장 마스크 8만장이 한국에서 지원되도록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설립된 국제구호개발 비영리단체(NGO) 굿네이버스의 조아라(40) 카메룬지부장은 5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하며 분투 중인 현지 근황을 전했다. 카메룬지부는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자 한국의 본부에 마스크 10만장을 요청했다. 현재 8만장이 공항에 도착해 수속 절차를 밟는 중이다. 그는 “다음 주쯤 카메룬 보건복지부에서 마스크 전달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지부장은 곧 지역 보건소와 연계해 현지 학생과 아동들 위주로 코로나19 예방에 가장 필수적인 손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카메룬 내 확진자는 7,000여명. 하지만 진단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열악한 의료 현실을 감안해 전문가들은 확진자를 10배인 7만명으로 추산한다.

조 지부장과 카메룬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지부장을 맡고 있다가 쿠데타가 발생해 유엔기로 카메룬 수도인 야운데로 피했다. 이듬해부터 카메룬지부를 개소하고 아동권리 증진, 위생ㆍ교육 사업 등 지역개발 사업과 아동 120만명을 대상으로 정부 보건사업을 하고 있다.

조 지부장의 특이한 이력은 동양인으로서, 여성으로서 카메룬에서 처음으로 명예 3급ㆍ2급 족장과 원로위원 직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2017년 4월 북부 지역인 모콜로(Mokolo)의 명예 원로위원으로 추대됐다. 임명 당시 보수적인 무슬림 사회인 카메룬에서도 화제가 됐다. 원로위원은 술탄(국왕)과 함께 지역 정책을 만들고, 심지어 술탄 임명 권한도 갖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아퀘만 지역에서 각각 명예 3급ㆍ2급 족장으로 추대됐다. 원한다면 카메룬 시민권을 얻을 수 있고 땅도 주겠다고 했는데 정중히 사양했다고 한다.

조 지부장은 “어르신들이 46년간 프랑스 지배를 받았고, 서방 측이 각종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짧은 기간 굿네이버스 사업으로 주민 의식이 긍정적으로 변한 데 감사함을 표한다”고 말했다. 지부를 대신해 자신이 명예 족장과 원로위원이 됐다는 겸손한 표현이다.

하지만 주변 평가는 다르다. 170㎝ 키에 시원시원한 성격인 그는 스스럼없이 주민들에게 다가가 고충을 경청한다. 그러나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만나서는 지역사회의 요구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 그의 진가는 카메룬 보건복지부 담당자와 소통할 때다. 유창한 불어로 외부에 대한 지역사회의 대변인 역할을 충분히 해내면서 지역발전의 촉진자 역할을 인정 받고 있다.

향후 미래에 대해 조 지부장은 “카메룬 사람들과 함께한 지가 거의 10년으로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현지 사업을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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