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 발견 125년 만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촬영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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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선 발견 125년 만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촬영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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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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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반도체 기반 디지털 X선 발생기 개발사 ‘나노엑스’ 투자

빌헬름 뢴트겐이 1896년 촬영한 부인의 손 X선 사진

1895년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이 연구 도중 발견한 X선은 의학뿐 아니라 과학, 예술, 산업 등 인류의 수많은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며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그런데 뢴트겐이 아내의 손을 놓고 찍은 첫 X선 사진 이후 지금까지 X선 촬영 방식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필라멘트를 섭씨 2,000도에 달하는 고열로 가열해 전자를 생성해내고 이를 빠르게 회전하는 ‘애노드’로 쏘아 보내는 방식으로, 여전히 아날로그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125년 만에 X선 촬영 방식이 디지털로 혁신된다. 필라멘트 가열도, 애노드 회전도 필요 없이 훨씬 가벼워진 장비로 언제 어디서나 빠른 시간 안에 X선 촬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스라엘의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고 5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 투자로 국내외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으며, 국내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나노엑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X선 발생기’ 상용화 및 양산에 근접한 유일한 기업이다. 기존 X선 촬영과 달리, 손톱 크기의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해 약 1억 개의 나노 전자방출기를 디지털 신호로 제어해 찰나에 전자를 생성하고, 이를 X선으로 전환해 사진을 촬영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며, 글로벌 기업인 후지필름, 폭스콘 및 요즈마그룹 등 유력 투자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해외에서는 이 기술을 에디슨 전구가 발광다이오드(LED)로 진화했던 ‘빛의 혁신’에 견줘 ‘보이지 않는 빛의 혁신’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현재 나노엑스는 디지털 X선ㆍCT 기반 차세대 영상촬영기기인 ‘나노엑스.아크(Nanox.ARC)’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와 제품 양산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 기기는 기존 아날로그 제품보다 더 선명한 화질로,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촬영이 가능하다. 방사능 노출 시간을 기존 15초에서 0.5초로 크게 줄이면서도 비접촉 X선 촬영이 가능하다. 1회 촬영당 비용은 10% 수준에 불과하고, 무게도 기존 X선 장비(1톤)의 5분의 1 수준인 200㎏에 불과하다. 앰뷸런스나 간이 진료소에도 설치가 가능해 의료 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네오엑스의 디지털 X선 시연 모습. SK텔레콤 제공

예를 들어 장비를 앰뷸런스에 탑재한 채 5G 및 클라우드와 연동하면, 환자 이송 중 응급의료팀과 원내 전문의가 실시간으로 환자의 X선ㆍCT 촬영 영상을 공유할 수 있다. 최대한 빨리 응급 영상 촬영이 필수인 뇌졸중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와 ADT캡스, 인바이츠헬스케어 등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들과 함께 이를 활용한 의료ㆍ보안ㆍ산업용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공항ㆍ전시장 등에서 활용하는 보안 장치나 반도체ㆍ자동차 공장의 품질 검사 장치 등에도 해당 장비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ICT 및 첨단 기술로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양사 철학이 맞닿아 있다”며 “차세대 의료 기술과 5G, AI를 융합한 결과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란 폴리아킨 나노엑스 최고경영자(CEO)는 “수 년간 연구한 기술의 상용화를 앞두고 강력한 동반자를 얻게 돼 기쁘다”며 “누구나 의료 장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인류를 괴롭히는 질병을 줄인다는 비전을 SK텔레콤과 함께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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