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외 항공노선을 현재 주1회에서 2회로 늘리는 방침에 대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미국은 모든 문제를 정치화하지만 우리는 경제활동 재개와 인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미국에 맞선 차별화에 주력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5일 “8일부터 외국 항공사가 일주일에 최대 2회 중국 노선에 취항하도록 허용한 것은 전 세계 항공사를 상대로 한 것”이라며 “미국에 양보한 것으로 비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날 미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 여객기의 미국 노선 운항을 16일부터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중국은 기존보다 완화된 방안을 내놓자 “미국의 공세에 밀린 유화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3월28일부터 해외 노선 항공기 운항을 주1회로 제한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운 규정을 통해 3주 연속 중국행 항공기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운항횟수를 주2회로 늘리고 양성반응 승객이 5명에 이르면 일주일, 10명에 달하면 4주간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생산과 항공 운송 재개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동시에 전염병 유입도 막아야 하는 고민을 반영한 조치다.
따라서 미국의 운항금지 조치와는 상관없다는 게 중국 측 입장이다. 미국과 전방위로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칫 밀렸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정부의 공신력과 중국의 대외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항공전문가인 린즈지에(林智杰)는 “항공사가 적극적으로 코로나19 해외 감염 유입 압력을 줄이라는 메시지”라며 “항공 수요와 각국 정부의 기대를 충족시켜 중국이 주도권을 쥐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