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비리 의혹 등에 대해 ‘국정 장악’이라고 표현하며 맹비난했다.
최씨는 출간을 앞두고 4일 일부 공개된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에서 “지금 (구치소) 밖에서는 법무부 장관 후보 조국의 끝 없는 거짓말, 딸과 관련한 불법적인 것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그런데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하는 그들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지 부럽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건 국정농단을 넘어 국정 장악”이라며 “그 놀라움에 내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왜 그렇게 버티질 못하고, 왜 딸이 그렇게 당하고 쇠고랑까지 차면서 덴마크 현재 한국대사관 직원의 협박 공갈에도 침묵하고 있었는지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썼다.
앞서 최씨는 지난 1월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도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와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대조하며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재판에서 “덴마크에 있던 딸은 귀국할 때부터 수갑이 채워지고 언론에 얼굴이 노출됐다”며 “그런데 조국과 그 딸은 왜 보호하느냐”고 말했다.
최씨는 또 회고록에서 “조국은 기자들이 집 앞에 있어 딸이 무서워한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 부성애는 오로지 자기 딸에게만 해당하는 것일 뿐 다른 집 딸은 안중에도 없었다”며 “기가 막히게도 조국이 딸 걱정에 눈물 흘릴 때 우리 딸은 경찰을 동원한 세무서의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회고록 말미에 ‘글을 마치면서’라는 소제목이 붙은 4쪽의 짤막한 글에 담겼다.
최씨는 “딸이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 우리 어린 손자의 재롱도 보고 싶다. 혹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는 오롯이 나의 삶을 살고 싶다”며 “엄마를 보겠다며 일주일에도 몇 번씩 면회 오는 딸이 불쌍하다”고 했다. 또 “딸아이 앞에선 힘들다고 말할 수도, 몸이 아프다고 말할 수도 없다. 내가 힘든 모습을 보이면 금방 눈물을 흘리는 그 아이의 모습이 나를 더 괴롭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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