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부모의 직업과 이혼 여부, 가정 형편 등을 묻는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4일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 경기 평택시 A중학교 10개 반 중 4개반 교사들이 자신의 반 학생에게 가정의 경제 형편과 부모의 직업, 이혼 여부 등을 묻는 ‘학생기초자료 조사서’를 배포했다.
조사서에는 ‘지금 저희 집의 경제적 형편은 이렇습니다’라는 항목에서 ‘기초생활 대상자인지, 부모가 이혼이나 별거를 했는지’ 등을 묻는 문항이 포함돼 있다. 솔직하게 작성하라는 지침까지 명시돼 있다.
또 ‘부모님을 소개합니다’ 항목에는 부모의 ‘직업’을 적는 칸이 있고, ‘부모님이 안 계시는 경우 안계심, 돌아가심, 이혼 등으로 써달라’는 설명까지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4개 반외에 나머지 6개 반은 학교에서 사용하는 공통된 양식의 간략한 조사서를 이용해 문제없이 학생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4개 반의 교사들이 ‘학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의도에서 해당 설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조사를 한 것은 아니었고, 해당 교사가 이 같은 조사를 하자 다른 교사들도 문서를 전달받아서 조사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4개 반 담임 교사들은 곧바로 학생들에게 사과했다”며 “오늘(4일) 중 학부모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과한 뒤 배부한 조사서는 가정에서 폐기해달라고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당 교사들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교장 명의의 행정처분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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