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두 달에 걸친 하락세를 마감했다. 급매물이 소진되고,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 부동자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0%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 25일 0.02% 하락을 기록한 이후 9주 만에 보합 전환이다. 경기와 인천도 같은 기간 각각 0.21%, 0.17% 오르며 전주보다 상승폭이 증가했다.
초고가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상당히 진정됐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각각 0.03%, 0.04%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는 전주 변동률보다 모두 0.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송파구는 같은 기간 0.03% 하락하며, 마찬가지로 변동률이 0.01%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1일 부동산 보유세 과세기준일이 지나면서, 절세용 급매물이 소진된 영향이란 분석이다.
9억원 이하 아파트는 값이 올랐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와 도봉구는 전주 대비 모두 0.01%씩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강북구는 2주 연속 보합이었다. 이 밖에도 동대문구가 같은 기간 0.03% 상승하는 등 한강 이북지역이 7주 만에 보합 전환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인하하면서 시중의 부동자금이 늘어난 영향이란 해석이다.
서울 외곽의 아파트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경기 수원시는 전주 보다 0.08%포인트 오르며 0.24% 상승했다. 특히 장안구는 한 주 만에 0.49% 상승하면서 전주 보다 상승폭이 0.37%포인트 커졌다. 지난 3일 분양한 ‘화서역 파크 브리시엘’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는 전주 대비 아파트값이 1.00% 상승하는 등 부동산 가격이 연일 급등 중이다.
전셋값 상승폭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4% 상승했다. 매매시장이 안정화되고, 기준금리 인하 및 전세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교육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양천구는 지난 3월 9일 이후 12주 만에 보합 전환했으며, 송파구는 전주 대비 상승폭이 0.09%포인트 오르며 0.11% 상승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은 강북 일부 지역에서 실수요 및 역세권을 중심으로 가격상승 기운이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있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으면 그간 주춤했던 거래가 되살아날 수 있는 대기상태”라고 분석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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