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상품 비중 줄이세요” 리스크 관리 나선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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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상품 비중 줄이세요” 리스크 관리 나선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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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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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내 중심가에서 지난달 24일 시위 참가자 수백명이 "광복 홍콩" "시대혁명"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AP뉴시스

금융시장에 ‘홍콩발(發) 리스크’가 확산되자 금융회사들이 투자자에게 홍콩 관련 상품의 비중 축소를 권고하고 나서는 등 위기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주가연계증권(ELS) 기초지수로 홍콩H지수를 많이 쓰고 있어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과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 ‘비중 축소’ 권장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중국 및 홍콩주식형 펀드를 보유한 고객들에게 “홍콩의 지위 변화가 금융 시장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해당 투자상품을 보유한 경우 점진적으로 비중을 줄이길 권장한다”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은행 측은 최근 아시아권 증시가 반등하고 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며 향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세칙 발표 강행 △미국의 홍콩 특수지위 박탈 구체화 △금융시장을 통한 추가적인 대중 압박수위 상승을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금융시장에서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은행 본부측이 수익률 관리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투자상품 가입 고객에게 빠르게 전달하는 ‘본부 다이렉트 케어서비스’의 일환으로, 그만큼 은행의 투자관련 부서가 현재 홍콩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자 미국은 이에 맞서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엄포를 놓았다. 박탈이 현실화할 경우 홍콩은 중국의 여러 도시 중 하나로 취급돼 중국 본토 수준의 관세(최대 25%)가 부과되고, 그간 누려온 투자ㆍ금융 분야 혜택도 사라져 글로벌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 같은 불안이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올 초 1만1,419.91 수준이었던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ㆍHSCEI)는 현재 15%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다른 은행의 경우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을 직접 공지하진 않았지만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프라이빗뱅커(PB)들이 고객들에게 홍콩 시위 격화 등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상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홍콩 사태로) 불확실성 지속 및 시장심리 악화에 따른 간접적 영향이 시간을 두고 증폭돼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고,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도 최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중 갈등 전개양상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LS 투자자 불안도 커져

국내 금융회사를 통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H주) 가운데 40개 기업을 추려서 산출한 것이다. 최근 1년간 국내에서 발행된 홍콩H지수 연계 ELS 규모는 35조5,000억원 수준으로, 홍콩항셍지수(HS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까지 포함할 경우 36조원에 달한다. 유로존 대형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과 미국 S&P500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ELS는 연 4~6% 수익을 내도록 설계돼 있는데 만기 때 기초자산이 최초 시점보다 35~50% 하락하면 원금 손실(녹인ㆍKnock-In)이 발생하는 구조다.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 제정 추진을 공식화 한 다음날인 5월22일 H지수(9,426.78)가 이전 고점보다 17.5% 내린 점을 감안하면, 지수가 7,400선(35% 하락)을 밑돌지 않으면 원금손실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향후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홍콩 위상이 무너지고 글로벌 기업과 금융자본이 대거 홍콩을 빠져나올 경우 손실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홍콩보안법의 최종 세부내용과 미국의 추가적인 보복 조치 수준에 따라 대규모 자금유출, 주가지수 급락 등 향후 홍콩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요 지수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국내 증권사 등의 유동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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