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칙 확실히 지켜나가고 있어…시간은 우리 편” 전망
韓 근로자 무급휴직 중단에 “전력유지 어려워 불가피했을 것”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미 양측에 부담이 됐던 주한미군 한국인 무급휴직 근로자 인건비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우선 지급하는 방안으로 타협하면서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도리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미국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송 의원은 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장기화되면 시간은 우리 편이지 불리할 것은 없다”라며 “왜냐하면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라는 게 우리가 호의적으로 특별히 방위비를 분담해주는 것이지, 원래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르면 방위비 분담을 한국이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부지와 시설을 제공하는 것이고 나머지 운영비용은 전부 미국이 하도록 돼 있다”라며 “SMA 협상이 무효화되면 남는 것은 SOFA밖에 없는데 SOFA에 따르면 미군이 전액 부담하게 돼 있어 협상이 체결되지 않으면 불리한 것은 미국이지 한국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주한미군은 4월부터 한국인 노동자 4,000명에 대해 강제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한국 정부는 무급휴직을 피하기 위해 우선 2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에 대한 별도 교환각서를 마련해 국방부 분담금 예산에서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했으나 미국이 거절하면서 무급휴직도 장기화됐다.
방위비분담금 협상 국면에서 미국은 한국인 근로자들의 무급휴직을 압박 수단으로 이용해왔으나, 한국이 올해 말까지 인건비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것을 갑작스레 받아들이면서 3일 이 문제가 해결됐다. 주한미군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을 중단, 15일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송 의원은 미국이 무급휴직 관련 입장을 바꾼 것과 관련해 “아무래도 주한미군 근로자가 없으면 주한미군이 제대로 기능하기가 어렵다”라며 “특히 지금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경비, 청소, 관리 업무 등을 다 주한미군 근로자가 제공하고 있었는데 견딜 수가 없게 된 것”이라고 봤다.
이어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도 본국에 보고했다고 하는데, 한국 노동자들의 노무 제공 없이는 주한미군 전력을 유지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승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해석했다.
그는 “일본은 직접 일본 정부가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주한 미군에게 방위비분담금을 지급하면 그 돈을 받아 주한미군이 한국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돼 있어 매년 방위비분담금 협상 때마다 근로자들의 임금지급 문제가 일종의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됐던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우리 정부가 굴복하지 않고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니까 주한미군 측이 양보하게 된 것”이라며 “이것을 계기로 이번 협상 안에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지급방식을 바꾸든지, 안 바꾼다면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을 때 준예산처럼 인건비는 차질 없이 지급하도록 단서 조항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방위비분담금 협상 전망과 관련해 송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 때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활용하려는 의지를 가지면 쉽지 않을 터라 상당히 걱정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원칙을 확실히 지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은 우리 편이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한미 양국은 4월 초 지난해 분담금인 1조389억원에서 13%를 올리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미국 측에서 막판에 이를 거부한 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최대 13% 인상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미국은 50% 인상에 육박하는 13억 달러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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