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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S] 멜론 실시간 차트 폐지→스포티파이 韓 상륙...음원 시장판도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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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S] 멜론 실시간 차트 폐지→스포티파이 韓 상륙...음원 시장판도 바뀔까

입력
2020.06.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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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의 실시간 차트 폐지부터 스포티파이의 국내 상륙까지 국내 음원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멜론, 스포티파이 CI
멜론의 실시간 차트 폐지부터 스포티파이의 국내 상륙까지 국내 음원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멜론, 스포티파이 CI
※ 편집자주 = [홍혜민의 B:TS]는 ‘Behind The Song’의 약자로, 국내외 가요계의 깊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국내 음원 시장 판도가 심상치 않다.

업계 1위 음원 사이트인 멜론(Melon)이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겠다는 개편안을 내놓은 데 이어, 글로벌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상륙을 추진 중이다. 유례없는 변화의 바람 속 한국의 음원 시장은 어떤 변곡점을 맞이할 까.

지난달 음원 서비스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카카오의 음원 플랫폼 멜론이 실시간 음원 차트 폐지를 골자로 한 대대적인 차트 개편안을 발표했다. 2월 플로(FLO)의 차트 개편, 3월 바이브(VIBE)의 새 정산방식 도입에 이어 가요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얘깃거리였다.

이번 개편에 따라 멜론은 그 동안 1시간 단위로 재생량을 집계했던 기존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시간 누적 재생량으로 차트 기준을 변경한다. 또 이용자 별로 1곡당 1일 1회 재생한 건수만 차트에 반영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차트 순위의 삭제와, 무작위 재생 방식인 ’셔플‘을 기본 설정으로 바꾼다는 점이다.

총 이용자 624만 명(3월 기준)에 달하는 멜론의 차트 개편은 향후 음원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멜론 실시간 차트는 ’음원 사재기‘ ’차트 조작‘ 등 잡음의 중심이었다. 차트 집계 방식 변경이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지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컴백 시 수록곡까지 ’줄세우기‘를 이끌던 ’스밍총공(스트리밍 총 공격)‘ 문화 역시 힘이 떨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는 결국 ’실제 이용자들이 감상한 인기곡을 다양하게 큐레이션 하겠다‘는 음원 플랫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윤동환 부회장은 멜론의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사재기나 팬덤 총공이 차트 반영에 어려워지면서 음악 시장의 판도가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음원차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스밍 총공‘의 주역인 아티스트 팬덤의 영향력을 온전히 피해갈 만한 차트를 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산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차트 순위 우선‘ 음악 감상 문화에서 ’큐레이션 우선‘ 문화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면 대중의 ’주체적 듣기 문화‘의 확립과 이에 따른 선순환은 기대해 볼 만 하다.

한편 ’음원 공룡‘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다.

2008년 스웨덴에서 출발한 스포티파이는 현재 미국 프랑스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79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최강자다.

지난 해 말 월간 순 이용자(MAU)만 2억 7,100만명에 달했을 정도로 엄청난 몸집을 자랑하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한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가 주된 경쟁력이다.

사용자가 들어본 적 없는 음악 리스트를 제공하는 ’디스커버 위클리(Discover Weekly)‘ 등의 서비스는 플랫폼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음원의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주요한 기능이다. 국내 음원 사이트들이 ’톱100‘ 차트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것과는 사뭇 다른 방향이다.

지난 1월 서울 강남구에 ’스포티파이코리아 주식회사‘라는 법인명으로 둥지를 틀며 국내 진출을 알린 스포티파이는 국내 저작권신탁단체들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정확한 국내 진출 일정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국내 저작권신탁단체들과 스포티파이 간의 협상이 아직 매듭지어지지 못한 가운데, 상반기 국내 출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스포티파이의 국내 상륙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크다. 그 동안 기약 없이 차트 상위권을 붙박이처럼 지켜오던 음원들의 영향력이 약해짐에 따라, 국내 음원 시장의 근본적인 다양화 역시 기대해볼 만 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음원 사이트들이 주도하던 음원 시장에서 만연했던 ’수동적인 듣기 방식‘이 보다 능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 또한 뒤따른다.

다만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음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폭넓은 음원 수급은 필수 불가결 요소가 될 전망이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한국 애플 뮤직의 경우에도 국내 음원사이트에 비해 음원 보유량이 상당히 모자란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팝 장르에 국한돼 음악을 감상하는 이용자의 비중이 너무 적은데다, 기성세대들의 경우 과거 유행했던 곡들을 찾는 경향이 강한 만큼 7080, 나아가 8090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음원을 확보해야 국내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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