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끊기고, 이직은 더 힘들고” 사회적 기업에 더 가혹한 코로나19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매출 끊기고, 이직은 더 힘들고” 사회적 기업에 더 가혹한 코로나19

입력
2020.06.04 09:19
0 0

장애인 고용 등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들은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일자리 지원,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보탬이 될 만한 공익적 기업 활동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주로 제과 제빵이나 생활용품 제작 등 소상공인 영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출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직원들이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어서 이직도 힘들어 회사가 문을 닫으면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들은 “코로나19가 취약계층에 더 가혹하다”는 말을 한다.

발달장애인들을 고용해 기업체 명함을 제작하고 제과 제빵 및 사내 카페와 매점 등을 운영하는 베어베터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매출이 거의 끊겼다. 이 곳은 네이버 창업 멤버인 김정호 대표가 발달장애인을 돕기 위해 사재를 털어 창업한 사회적 기업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체에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 명함 주문이 줄었고 재택 근무 때문에 조식이나 커피 판매도 안 된다”며 “3월 이후 계속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어베터는 약 300명의 정직원이 대부분 발달 장애인이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일어나지 않아도 이들에게 월급을 계속 지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발생한 영업이익을 사내 유보금으로 모아 두어서 이것으로 월급을 충당한다”며 “유보금이 떨어져가는데 코로나19가 길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김 대표는 다른 사회적 기업 지원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누구보다 사회적 기업들이 더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제주시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인 호텔 엘린의 500회 숙박권을 사비로 사들였다. 호텔 엘린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비즈니스 호텔로, 13명 정규 직원이 모두 장애인이다.

호텔 엘린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투숙객이 끊겼다. 김 대표는 “호텔 엘린은 주로 제주 출장자들이 묵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숙박을 하지 않고 당일에 돌아가는 출장자들이 많아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이럴 때 돕지 않으면 사회적 기업은 문을 닫게 된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이 판촉물을 제작하는 사회적 기업 내음, 5060 장노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생활용품을 만드는 사회적 협동조합 품마을 등도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기존 사업대신 마스크 등 위생용품 생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에서도 사회적 기업들이 일반 기업보다 더 어려운 점을 감안해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사회적 기업에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기업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들은 정부 뿐 아니라 사회 각계 각층의 관심과 지원이 없으면 많은 사회적 기업들이 올해 이후 존속하기 어렵다고 본다. 모 사회적 기업 관계자는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여러 조건을 맞춰야 한다”며 “금융권 지원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내년 존속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베어베터의 발달 장애인 직원들이 빵 포장을 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