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항말라리아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 실험 연구를 재개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직접 복용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던 바로 그 약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이용 가능한 사망률 자료를 토대로 자료안전감시위원회 구성원들이 실험 계획서를 수정할 이유가 없다고 권고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임상 실험을 집행하는 그룹이 이 같은 권고를 받아들였으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포함한 모든 부문의 실험을 지속하는 것을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WHO는 앞서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실험하는 ‘연대 실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연구를 잠정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싯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환자에게서 사망 위험도가 34%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하자, 해당 약의 안전성부터 심의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극찬하고 2주간 직접 복용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을 함께 쓰면 ‘신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며 “효과가 있다면 제약 역사상 가장 큰 게임체인저(상황을 극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실질적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같은 이유를 들어 “처방 없이 복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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