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 “조현병 가능성… 무차별 폭행 전력 확인해야”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을 상대로 발생한 ‘묻지마 폭행’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조현병에 의한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일 tbs라디오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가 이 사건 직전에 서울역 근처에서 폐쇄회로(CC)TV에 잡힌 모습을 참고하면 상당히 우발적인 폭행이라는 걸 걱정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 사건 전후의 CCTV 영상들을 보면 추정컨대 가해자가 상당히 정신적으로 취약한 사람일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며 “여성을 특정을 했다기보다 환청 같은 경험을 하게 되면서 우발적인 폭행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여성인 피해자가 사각지대에서 폭행을 당한 것이 아닌가 판단하는 것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서울역 근처에서 (가해자가) 사람들과 계속 부딪치면서 다녔는데, 부딪친 상대방이 꼭 여자만 특정해 부딪친 건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며 “남성과도 몸을 부딪치고 시비를 거는 모습들이 CCTV에 잡혀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가해자는 여성이 먼저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피해자는 전혀 욕설을 안 했다고 한다”며 “환청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증상으로 보면 조현병 증상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가해자가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폭력전과 같은 게 있었다면 정신적 취약성이 굉장히 높아 보여서 그전의 폭력 상황도 동기가 불분명한 무차별 폭행이었을, 이유 없는 폭행이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지역사회 내에서 비슷한 일로 입건이 된 적이 있는지 또는 입건이 되지 않더라도 경찰에 신고가 된 적이 있는지 경찰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경찰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위험행위, 폭력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는 응급입원 등의 조치를 취하게 돼 있다”며 “그전에 비슷한 전력이 있었음에도 위험관리가 되지 않았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은 경찰이 책무를 다했는지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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