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공장 노동자 사망 회사 책임회피”… 시민단체, 진상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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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공장 노동자 사망 회사 책임회피”… 시민단체, 진상규명 촉구

입력
2020.06.0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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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지역 시민단체가 구례읍 장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리온 익산공장 여성 노동자 사망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독자 제공

전북 익산 오리온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서지현(22ㆍ여)씨가 석 달 전 직장 내 괴롭힘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것과 관련, 서씨의 고향 주민과 시민단체가 회사의 조속한 사과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전남 구례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참여한 ‘익산 오리온 청년노동자 서지현 사망 진상규명 구례시민사회모임’은 3일 구례읍 오일장 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씨 사망 3개월이 지나도록 사측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례 출신의 어린 여성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과 성추행 등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입사 동기들이 다 떠난 공장에서 1년6개월간 열심히 일했으나 ‘진짜, 어지간히 괴롭혀라. 오리온은 다닐 곳이 아니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변인 진술과 흔적을 찾은 결과 상급자 갑질, 직장 따돌림, 입에 담기 어려운 성희롱까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사측은 자체 조사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통보한 뒤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왕해전 구례포럼 대표는 “서씨는 구례에서 나고 자라 순천의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취업한 어리고 여린 여성노동자였다”며 “사회는 이러한 서씨에게 모질었고 결국 고향 주민들이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기업들은 반노동적인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성토했다.

시민사회모임은 “가족과 시민모임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고인의 죽음이 사적인 문제로 촉발됐다는 주장을 유포하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고인과 그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오리온의 기업 행태를 알리고 불매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회사는 책임을 회피한 적이 없고 성희롱 사건도 인지 즉시 조사를 진행했다”며 “경찰과 고용노동부 조사 등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고,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와 임직원에 문제가 드러나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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