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유흥업소 영업정지 생계 대책 마련 절실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기자의 눈] 유흥업소 영업정지 생계 대책 마련 절실

입력
2020.06.04 04:30
0 0

“생존권을 위협하는 유흥시설에 대한 무기한 집합금지 명령을 서울시는 즉각 중단하라!”

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앞. 마스크를 쓴 200여명 인파 중 마이크를 쥔 이가 외치자 “옳소” “맞습니다”라는 추임새가 일제히 터져나왔다. 유흥시설 업주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서울시지회 소속 회원들이 가진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 자리였다. 이들은 “아무 대책없이 두 달이나 문닫게 돼 종사자와 가족들이 굶어 죽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9일부터 서울 시내 유흥시설 2,154곳(룸살롱 1,968곳, 클럽 41곳, 감성주점 87곳, 콜라텍 58곳)에 대해선 사실상의 영업정지인 집합금지 명령이 ‘무기한’으로 내려진 상태다.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감염이 심상치 않자 서울시가 초강수를 둔 것이다. 강남 룸살롱 ‘ㅋㅋ&트렌드’에서 확진자가 나온 후 4월 8~19일 유흥시설에 대해 내린 집합금지 명령에 이은 두 번째다. 방문자 확인이 쉽지 않은 시설의 특성상 불가피한 조치였다. 유례없는 비상상황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한다는 입장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다. 유흥시설은 기약 없는 ‘강제휴업’에 놓이게 됐다. 이날 거리로 나선 이들은 유흥시설의 80%가 흔히 아는 강남 소재 업소나 단란주점, 노래연습장보다 작은 규모로 운영되는 영세업소라고 주장한다. “당장 주방아줌마 월급 줄 돈도 없다”거나 “내내 놀고 월세만 1,100만원 내야 한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서울시는 고민에 빠졌다. 내부적으로 집합금지 명령 해제를 검토하면서도 이른바 ‘3밀(밀폐된 곳, 밀집시설, 밀접접촉)’의 조건을 갖춘 유흥시설에 대한 족쇄를 풀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든 짐을 다 지고 가는 것은 가혹한 조치다.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하느라 생업을 멈춘 유흥시설은 휴업 지원금은 물론 각종 소상공인 지원 대책에서도 배제돼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소득이나 자산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줬다. “유흥주점 업주와 종사자라는 이유만으로 시민으로서 보호받을 최소한의 권리마저 박탈당해야 하느냐(김춘길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장)”는 이들의 절규가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이들도 주변과 똑같은 우리 국민이고, 코로나19가 완전히 박멸되지 않는 상황은 방역당국의 총체적 책임과도 무관치 않다. 모두가 어려운 지금, 소외되는 이 없는 촘촘한 대책이 절실하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