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승부수 “검찰 기소 타당성, 외부에 판단 맡겨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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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승부수 “검찰 기소 타당성, 외부에 판단 맡겨 달라”

입력
2020.06.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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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소 유력 상태서 수사심의위 신청 

 검찰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두번째 

 법조계 “해볼만한 싸움” 묘수 평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등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외부 전문가 집단에 기소 타당성을 평가 받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18개월의 장기 수사 끝에 이 부회장의 기소 방침을 세운 검찰 수사팀에는 예기치 못한 막판 돌발 변수가 생긴 셈이다.

3일 검찰과 이 부회장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은 전날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양창수) 소집을 신청했다.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사장도 신청서를 냈다. 수사심의위는 2018년 1월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수사 공정성 시비를 불식시키겠다며 외부 전문가의 판단을 듣는 창구로 도입했으며 2년 간 모두 8차례 소집됐다. 대체로 수사 검사의 요청이나 검찰총장 직권으로 소집됐으며 피의자 신청은 이번이 두 번째일 정도로 드문 케이스다.

서울중앙지검은 규정에 따라 검찰시민위원회를 조만간 열어 이 부회장 사건의 심의위 부의 여부를 논의한다. 시민위원들은 수사검사와 이 부회장 측이 제출한 30쪽 이내 의견서를 보고 가부를 판단한다. 부의 결정이 나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심의위를 소집해야만 한다. 변호사ㆍ교수ㆍ시민단체로 구성된 심의위에서는 검찰과 피의자 양측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심의위 카드를 뽑은 것은 나름의 ‘묘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이 부회장 기소 방침을 세운 상태에서 합병 절차의 불법성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행위에 대한 이 부회장 책임을 입증할 연결고리를 막판 점검하던 검찰 수사의 맥을 끊는 효과가 크다. 수도권 한 부장검사는 “수사팀이 시민위원회와 심의위 심사에 대비해 자료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기도 벅찰 것”이라 말했다.

실제 수사팀은 이 부회장의 심의위 소집 요청에 적지 않게 당혹감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으로선 경영권 승계 관련 불법 행위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음에도 검찰이 기소를 할 것으로 예상되자, 외부 전문가의 판단으로 막판 뒤집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기소되면 국정농단 사건에 이어 수년간 지난한 법정 다툼을 해야 할 이 부회장 측에선 해 볼만한 싸움”이라고 평했다.

도리어 ‘악수’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외부 전문가들이 검사들보다 오히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무일 전 총장이 2018년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 당시 소집한 심의위에서 구속기소 의견을 낸 경우가 대표적이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당시 검찰 내부에선 기소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오히려 심의위가 구속기소 의견을 내 검찰이 상당히 당황했다”고 말했다.

심의위는 개최 당일 바로 심의 결과를 발표한다. 검찰이 심의위 결정에 구속되진 않지만 결과에 반대로 처분하는 데 적잖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심사 사건 8건 중 심의위 결론에 반하는 검찰 처분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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