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ㆍ19혁명 유산’ 문화재 만들기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60년 전 혁명 당시 시위에 참여한 학생ㆍ시민의 구술을 토대로 작성된 연세대 학생들의 기록 자료가 4ㆍ19혁명 유산으로는 처음 국가등록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ㆍ19혁명 참여자 조사서’, ‘영주 부석교회 구 본당’, ‘천도교 구 임실교당’ 등 3건의 국가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국가등록문화재가 되면 국가의 법적 보호와 관리를 받게 된다.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ㆍ19혁명 참여자 조사서는 4ㆍ19혁명 당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학생들 위주로 구성된 학내 조사반 ‘4월혁명연구반’이 시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구술 기록 자료다.
조사서는 서울 지방과 대구ㆍ부산ㆍ마산 데모사항 조사서, 서울과 대구ㆍ부산ㆍ마산 부상자실태 조사서, 서울 지방 연행자 조사서, 서울 지방 사후수습사항 조사서, 대구ㆍ부산ㆍ마산 연행자 및 사후수습사항 조사서, 서울 지방 4ㆍ19 데모 목격자 및 인근 주민 조사서, 서울지역 교수 데모실태 조사서 등 총 9건 195점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그 당시의 심정 등이 주요 설문 항목에 포함돼 있는 만큼 조사 대상별 정치ㆍ사회 의식을 자료 전반에서 엿볼 수 있고, 특히 데모사항 조사서에는 참여 동기, 경과, 시간ㆍ장소, 해산 때까지의 충돌 상황 등도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서울뿐 아니라 대구 2ㆍ28, 마산 3ㆍ15 시위 참여자까지 포함해 구술 조사한 자료는 현재까지 이 조사서가 유일하다는 게 문화재청 설명이다.
정부는 연세대 4월혁명연구반 수집 자료 중 구술 조사서와 더불어 ‘4ㆍ19혁명 계엄포고문’도 올 상반기 내 문화재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또 ‘4ㆍ19혁명 참여 고려대 학생 부상자 명단’도 상반기 등록이 예정된 4ㆍ19혁명 유산이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 소재 영주 부석교회 구 본당은 1950~60년대 건축 상황을 이해하게 해주는 건축물이다. 흙벽돌로 축조한 벽체와 목조 첨탑 등이 드물게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북 임실군 임실읍에 있는 천도교 구 임실교당은 한옥으로 건립된 건물로, ㄱ자형 건물 3동이 대지 형태에 맞춰 배치돼 있는데, 건축사와 종교사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이들 3건에 대해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를 확정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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