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만난다. 김 위원장이 취임 인사차 이 대표에게 상견례를 요청하면서다. 이날 만남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는 건, 두 사람의 ‘악연’이 정치권에서 워낙 유명해서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 간 ‘대결’의 역사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13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정의당의 재선 의원이었던 김 위원장이 서울 관악을 지역구 후보로 출마하는데,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 학생운동권 출신이었던 이 대표다. 당시 김 위원장은 48세, 이 대표는 36세였다. 민주정의당 후보로 출마한 이 대표는 31.1%를 득표하며 김 위원장(27.1%)을 넘어섰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도 악연은 이어졌다. 당시 문재인 대표로부터 민주당 당권을 넘겨받은 김 위원장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6선 의원이었던 이해찬 대표를 ‘컷오프’(공천배제)한다. 컷오프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도 않았다. 정치권에선 ‘사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돌았다. 이 대표는 컷오프에 반발, 무소속으로 세종에 출마했고, 보란 듯이 당선됐다. 그리고 곧바로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해 추미애 당 대표 시절인 같은 해 9월 ‘금의환향’한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7년 대선 이후 별다른 공개 활동을 하지 않던 김 위원장은 제21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는데, 여기서 이 대표가 수장으로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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