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새 소방수로 낙점 받은 이상규(24)가 마무리 대우를 확실히 받는다.
그 동안 등장곡이 없었던 이상규는 2일 잠실 삼성전부터 방탄소년단(BTS)의 ‘쩔어’를 등판할 때 사용하기로 했다. 마무리 투수는 보통 상징적인 등장곡을 갖고 있다. ‘끝판왕’ 오승환(삼성)은 애니메이션 주제곡인 ‘라젠카, 세이브 어스’와 함께 마운드에 올라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고, LG 마무리는 봉중근-고우석이 소방수의 등장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를 사용했다.
이상규는 이날 삼성전을 앞두고 “안 그래도 (등장곡에 대한) 연락을 받았는데 BTS의 ‘쩔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LG 구단의 마무리라서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좋다. 아직 꿈만 같고 ‘이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을 한다”며 “팀에서도 한 두 경기 나가다 보니까 마무리라고 얘기해준다. 동료들이 장난으로 마무리 투수니까 ‘좀 쉬라’고 그런다”며 웃었다.
이상규는 기존 마무리 고우석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그 자리를 대신 맡았다. 1군 등판은 지난해 한 경기가 전부인 그에게 부담이 큰 보직이지만 최근 5경기에서 1승 4세이브를 거뒀다. 청백전 때 던진 시속 150㎞ 직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직구와 슬라이더 그리고 배짱을 앞세워 뒷문을 지켰다.
이상규는 “최근 몇 경기에서 밸런스가 안 좋아 청백전 때 스피드가 아니다. 그래서 스피드를 올리려는 것보다 컨트롤에 신경 써 경기 운영을 하려고 한다”며 “150㎞를 던질 때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아직 구속이 안 나와 자신감이 많진 않다. 하지만 이제부터 올라갈 거다. 평균 148~49㎞는 던져야 (상대 타자가) 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승환과 조상우(키움)를 최고 마무리로 꼽은 그는 “내가 LG 마무리로 올라가면 (남들보다)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팀 마무리 투수들은 어떻게 하는 지 보면서 비교를 하고 있다”며 “아직 1점차 상황에 올라간 적은 없어 맞더라도 과감히 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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