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다녀가도 텅 빈 비료공장… 北, 제2의 고난의 행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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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다녀가도 텅 빈 비료공장… 北, 제2의 고난의 행군 오나

입력
2020.06.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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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인비료공장 완공했으나 가동 소식은 없어”

북중 국경 봉쇄로 교역량 급감… 물자 부족 심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을 조선중앙TV가 2일 공개했다. 평양=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한 뒤 4개월이 지나면서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연일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주민들을 독려하지만,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이중고로 ‘제2의 고난의 행군’ 시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과시하며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 부족 현상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일 재등장 장소로 선택한 순천인비료공장의 가동 여부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노동신문이 지난달 21일 공개한 공장 사진을 보면, 공장에서 일 하는 사람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이후에도 공식 가동 소식은 없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순천인비료공장 완공은 북한이 대미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지난해 연말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이후 자랑한 첫 경제 성과물인데 공장을 가동했다는 공식 보도가 여전히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북한은 지금 농번기여서 비료 공급이 필수적인 시기인데 북중 교역 중단으로 가장 조달이 어려운 물품 중 하나가 비료”라며 “비료공장을 완공했다면서 가동이 어려울 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1월말부터 국경을 닫고 북중 간 공식ㆍ밀 무역 모두 전면 차단했다. 그러나 물자 부족 상황이 심화되자 최근 북중 국경 일부 지역에선 교역이 재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소식통은 “물자 부족이 심화돼 장마당 생필품 가격이 치솟자 필수품 조달을 위해 당국이 주도하는 무역이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현재 북중 간에 제한된 물자가 오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국경 폐쇄 조치를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의 교역량은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 속에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3월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6%, 수입은 90% 감소했다. 4월에도 수출입이 각각 90% 가량 줄어들었다.

5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완공을 축하하며 준공식에 참석한 가운데 마스크를 쓴 참석자들이 빽빽하게 자리잡은 모습을 노동신문이 2일 공개했다. (위쪽 사진) 그러나 같은 달 21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순천인비료공장의 모습을 보면 인적을 찾기 어렵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북한 경제가 받는 충격 양상이 과거 ‘고난의 행군’ 시기와 닮은 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컨설팅업체 피치솔루션스도 최근 북한 경제가 올해 -6.0% 역성장해 1997년(-6.5%)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도 ‘2020년 북한경제, 1994년의 데자뷔인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북한이 처한 경제적 충격 양상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던 1994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연구위원은 “북한은 경제를 위해 교역 재개를 하려 봉쇄령을 해제하면 코로나19 방역이 어려워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결정이 늦어질수록 경제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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