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제비 통한 시험에서 치료효능 확인, 영장류 시험 거쳐
혈장치료제 개발, 렘데시비르 국내확보 방안 등 이르면 3일 발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보건당국은 7월 중 임상시험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르면 3일 치료제ㆍ백신 등과 관련한 기본 계획을 발표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은 2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국립보건연구원과 셀트리온의 공동연구를 통해 발굴된 항체후보물질이 족제비 동물모델을 통해 치료효능이 확인됐다”며 “향후 실험용 마우스와 영장류(원숭이)를 통한 효능평가를 시행하고 이어 임상실험 등을 통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1일 셀트리온은 국책과제로 진행한 신종 코로나 항체 치료제 개발 동물효능시험에서 바이러스 역가가 최대 100분의 1로 줄어들고 폐조직 병변이 현저히 개선되는 등 뚜렷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페럿(족제비) 실험을 통해 얻어낸 결과다. 이에 대해 이주연 질본 신종감염병ㆍ매개체연구과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족제비에 치료항체물질을 투여했을 때 임상증상이 투여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서 많이 호전이 됐고, 바이러스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는 폐의 염증 부분도 많이 개선이 된 것을 확인했다”며 “항체치료제 개발에 있어 임상시험 전 반드시 수행돼야 할 동물시험 비임상자료를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건당국은 항체치료물질을 실제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은 7월 중으로 예상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시험이 종료되면 7월 중에는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환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유럽 쪽의 국가들과 (임상시험에 대한)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상시험도 1~3차까지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항체치료제는 내년 상반기 정도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건당국은 예상했다.
항체치료물질을 통한 치료제 개발과 동시에 혈장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혈장치료제는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감염자의 혈장을 통해 얻어내는 항체치료제다. 현재 녹십자에서 관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권 부본부장은 “회복된 확진자의 혈장에서 항체를 확보해 배양해서 만드는 혈장치료제의 경우 항체치료제보다는 빠른 시기에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다만 현재까지도 혈장치료제는 임상시험 전으로, 아직 치료효과에 대해서는 입증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보건당국으로부터 치료제로 공인 받은)렘데시비르의 경우 국내확보를 위한 회의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최하고 있고, 방역당국도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은 이들 치료제가 중증ㆍ위중 환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때의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제의 기능을 기대하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권 부본부장은 “항체치료물질ㆍ혈장치료제ㆍ렘데시비르 등은 궁극적으로 치명률을 낮추고 합병증을 줄여서 사망하시는 분들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신종 코로나 유행 자체를 꺾지는 못한다”며 “지금 세계 각국이 백신 개발에 나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이르면 3일 오후 치료제ㆍ백신 등과 관련한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권 부본부장은 “항체치료제 외에 전반적인 치료제, 백신, 방역물품, 의료기기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할 기회를 가지겠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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