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학기 끝나는데… “대학등록금, 이대로 못 돌려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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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학기 끝나는데… “대학등록금, 이대로 못 돌려받나요”

입력
2020.06.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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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Why] 코로나19 등록금 반환 요구, 소송으로 번져

미ㆍ일 등에선 환불 사례 나와… 정부ㆍ대학은 묵묵부답

지난달 1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등록금 환불을 위한 온라인 행동 교육부총공 선포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대학생119·청년민중당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천재지변의 상황에서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기관인 학교는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고, 모든 손해와 재정 손실에 대한 책임을 학생과 학부모에게만 지우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대다수 대학교에서 캠퍼스(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에 대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네)의 목소리입니다. 급조된 온라인 강의가 부실한데다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침해된 학습권을 보장해달라는 거죠. 그러나 종강이 다가오는 이 시점까지 각 대학과 교육부는 이 같은 요구에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일부 대학생들은 결국 ‘소송전’까지 불사하기로 했다는데요. 과연 2020년 상반기 대학 등록금, 돌려 받을 수 있는 걸까요.

◇“등록금 돌려줘” 집단소송 나선 대학생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 반환 운동본부’가 추진하는 등록금 반환 소송 관련 안내문. 전대넷 제공

전국 30여 개 대학의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대넷은 지난달 1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반환 소송과 관련 법 개정 서명운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전대넷은 “전국 300만 대학생들은 행사 취소, (온라인) 수업 전환, 시설 미 이용 등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책정된 등록금만큼의 권리를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들은 18일부터 온라인 등으로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6월말에 각 대학들과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낼 계획입니다. 소송에선 ‘등록금 일부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등을 묻게 됩니다. 최근 접수된 소송인단만 500여명을 넘겼다네요.

또 등록금 반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고등교육법과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 등 법 제도를 바로잡는 데에도 나설 예정인데요. 관련 법ㆍ규칙에서 등록금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는 ‘천재지변 등으로 등록금 납입이 곤란할 때’ ‘학교의 수업을 휴업한 경우’ 등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천재지변으로 규정되지 않았고 온라인으로 수업도 하고 있죠. 이로 인해 각 대학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등록금 반환에 난색을 표한 바 있어요.

◇미국 등 해외도 관련 요구 줄이어

세계적인 청원 운동 사이트(change.org)에 게시된 ‘코로나19로 인한 와세다 대학, 게이오기주쿠 대학의 캠퍼스 폐쇄와 온라인 수업 전환에 따른 학비 감액을 요구하는 서명활동’. Change.org 캡처

대학 등록금 환불은 국내 대학생들만의 요구는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컬럼비아대, 코넬대 등 50여개 학교 재학생들이 각 대학에 기숙사비와 등록금 일부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어요. 이들은 “온라인 강의와 현장 강의가 주는 경험이 다른 만큼 대학이 보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연간 최고 7만 달러(약 8,500만원)에 달하는 비싼 등록금을 그대로 낼 이유가 없다는 거죠.

일본에서도 4월 청원 운동 사이트(change.org)에 ‘코로나19로 인한 와세다 대학, 게이오기주쿠 대학의 캠퍼스 폐쇄와 온라인 수업 전환에 따른 학비 감액을 요구하는 서명활동’이 올라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수업료, 실험실습비, 학생 독서실 도서비, 시설ㆍ설비비 등의 감면을 요구했죠. 홍콩의 8개 공립 대학 학생들도 같은 이유로 등록금 반환 운동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일부 대학은 이 같은 요구에 응답하고 있어요. 미국 위스콘신주(州)의 13개 대학은 기숙사와 학생식당 이용 비용 등을 반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교토예술대학도 현장 수업이 불가능한 만큼 대학 등록금에 반영된 시설ㆍ설비비를 약 80%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국내 대학들은 “어렵다” 난색

2일 경북 경산시청에서 경산지역 5개 대학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 대학생은 올해 1학기가 “온라인 강의만 진행돼 학습권을 피해 봤다”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학생들은 기자회견 후 세종시의 교육부 청사까지 걸어가 오는 10일 교육부 앞에서 한 번 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경산=연합뉴스

그렇다면 국내 대학과 교육부의 입장은 어떨까요. 교육부에서는 “등록금은 대학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올해 4월에 입장문에서 “등록금 반환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학생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장학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죠. 특히 온라인 강의 인프라에 지출이 상당했고, 교수진들도 공을 들인 만큼 강의 질 저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강의 질 저하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19에 따른 고통 분담 차원에서 대학에 낸 등록금의 일정 비율을 돌려주겠다는 거죠. 그러나 대학생들은 납부한 등록금에 대한 명확한 반환 또는 환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등록금 반환을 둘러싼 갈등은 법원으로 갈 전망입니다. 그러나 민사소송은 1심 결과까지 약 1, 2년, 길게는 3년까지 걸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대학들은 여름 계절학기도 온라인으로 실시하기로 했어요. 또 가을에 코로나19가 또 다시 유행할 지 모른다는 예측도 나오는 만큼 다음 학기에도 캠퍼스 문이 열릴 지는 아직 알 수 없죠. 정부나 정치권에서 지금처럼 각 대학에 맡기고 뒷짐만 지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이유일겁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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