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사망 추모’ 방송 중단… 美 음악계 ‘블랙아웃 화요일’
미네소타주 검시관 부검 결과 “플로이드의 죽음은 살인”
미국의 대형 미디어그룹 비아콤CBS가 1일(현지시간) 경찰의 과잉진압 과정에서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8분 46초간 일부 채널의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도 담았다.
비아콤CBS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청소년ㆍ오락 관련 채널 10여개의 방송 송출을 8분 46초간 중단했다”고 밝혔다. 코미디센트럴, 파라마운트네트워크, MTV, VH1 등 채널에선 기존 방송 프로그램 대신 검은 화면에 ‘숨을 쉴 수 없다’는 문구만 띄운 영상이 방영됐다. 중단 시간(8분 46초)은 플로이드가 경찰에게 목이 짓눌리는 등 과잉진압을 당한 시간과 동일해 그의 죽음을 기리는 의미가 있다. ‘숨을 쉴 수 없다’는 플로이드가 체포 과정에서 고통을 호소하면서 뱉은 말로 시위대의 상징이 된 문구다.
크리스 맥카시 비아콤CBS 엔터테인먼트ㆍ청소년 부문 사장은 사내 공지에서 “플로이는 물론 아머드 아버리, 브레오나 테일러 등 다른 인종차별 희생자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각각 올해 2월과 3월에 벌어진 아버리와 테일러 사망 사건은 무고한 흑인이 범죄자로 몰려 총에 맞아 숨진 대표적인 인종차별 사례다. 비아콤CBS는 2018년 플로리다주(州) 파크랜드 총기난사 사건 당시에도 희생된 17명의 학생을 추모하며 17분간 방송을 중단했다.
맥카시 사장은 ‘블랙아웃 화요일’에 참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블랙아웃 화요일’은 음악계 인사들과 기업들이 인종차별 반대와 시위 지지 차원에서 2일 하루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일정을 취소키로 한 운동이다. 미국 3대 메이저 음악회사인 워너뮤직그룹ㆍ소니뮤직ㆍ유니버설뮤직그룹이 모두 참여할 예정이고, 롤링 스톤스와 빌리 아일리시 등 유명 스타들도 동참을 선언했다.
한편, 이날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검시관은 플로이드의 사망을 ‘살인’으로 분류한 부검 결과 보고서를 냈다. 사망 원인은 “경찰관의 제압과 목 압박 등의 복합적 작용으로 인한 심폐기능 정지”로 명기했다. 경찰관들이 플로이드의 목과 등을 무릎 등으로 오랫동안 찍어 누른 행동이 심정지를 유발해 숨졌다는 것이다. 같은 날 플로이드 유족 측이 자체 부검 결과 ‘지속적인 압력에 의한 질식사’라고 발표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양측 모두 강압적 체포를 원인으로 지적한 만큼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살인 사건’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현재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4명은 모두 해고됐고 그 중 플로이드의 목을 눌렀던 데릭 쇼빈은 3급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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