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피고인 자격으로 재판을 받던 도중 국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야 한다며 퇴정을 시도했으나 재판부는 허락하지 않았다.
최 대표는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재판 도중 갑자기 일어나 “제가 기자회견이 있어 오늘 정리된 부분을 다음에 해주시면 안되냐”고 물은 뒤 “당대표 위치에 있어 공식행사에는 빠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언급한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열린민주당 신임 지도부 기자간담회다. 최 대표는 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재판부에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확인한 기일이고, 다른 기일은 피고인이 안 된다고 해서 오늘로 정한 것”이라며 최 대표의 퇴정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에 최 대표 측 변호인이 “피고인 없이 진행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재판부는 “이 사건 때문에 (재판일정을) 다 비웠다”라며 “(피고인 없이 재판하는 건) 형사소송법상 위법해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재차 양해를 구하는 변호인에게 “어떠한 피고인도 객관적인 사유가 없으면 변경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고, 변호인이 “다른 사건은 다 양해해주면서 이 사건만 변경해주지 않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항의하자 “어떤 피고인이 요청해도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재판은 검찰의 서증조사를 끝으로 11시 20분쯤 끝났다. 법원을 나가는 길에 “10시에 재판 일정이 있는데 왜 기자회견을 11시로 잡았느냐”거나 “한 달 전에 잡힌 기일인데 이런 날 기자회견을 잡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최 대표는 “질문의 요지가 부적절하다”며 “당대표가 당대표의 도리로서 국민에게 자리 갖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그런 식으로 왜곡하지 말라”면서 “재판은 재판으로서 충분히 진실을 밝힐 것이고, 당대표와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최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 45분 정도 늦게 참석해 “재판 연기 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 주지 않았고, 검찰이 시간을 끄는 바람에 늦었다”며 재판부와 검찰 탓을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최 대표 측은 “(조 전 장관 아들에게 발급해준) 인턴확인서는 최 대표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