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등 5개대 총학생회장단 학습권 보장과 등록금 반환 요구
2일 경산시청 출발, 10일 교육부 도착해 유은혜 장관 면담 요구
“교육부와 대학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등록금 즉각 반환하라.”
학원도시인 경북 경산지역 5개대 총학생회장단 11명이 교육부와 각 대학에 학습권 보장과 등록금 반환 등을 요구하며 국토대종주에 나섰다. 영남대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대구한의대, 경일대 총학생회장단 30여명은 2일 경산시청 앞에서 대학생 학습권 보장과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이중 11명이 10일까지 9일간 경산에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까지 230㎞ 일정에 돌입했다.
총학생회장단은 이날 ‘교육부ㆍ학교 서로 책임 묻기, 학생들은 누가 책임지나’, ‘대학생 학습권 쟁취, 걸어서 교육부까지’, ‘교육부는 대학생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등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교육부와 대학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배낭을 매고 길을 나선 총학생회장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주 인원을 11명으로 최소화했다. 하루 10시간, 30~40㎞를 걸으며 숙박 업소 이용은 최대한 자제하고 텐트에서 잠을 잔다. 식사도 식당이 아닌 도시락을 배송해 해결하는 등 비대면 방식의 대종주에 나섰다.
이들은 10일 교육부에 도착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실무자 면담을 요구하기로 했다.
총학생회장단은 “교육부와 대학이 온라인 수업의 최대 피해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면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이 교육부 가이드라인 준수와 대학 재정 부족 등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대면 강의가 3개월을 넘겼지만 대학가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육부가 지난 1차 추경 예산 2,872억원 중 18억원만 대학 온라인 강의에 지원했고, 2차 추경에는 이마저도 편성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1학기 동안 수업은 온라인으로만 진행되고 있고, 학교 시설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사이버대학 등록금이 평균 140여만원인 것으로 미뤄 370여만을 받는 사립대는 상당 부분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구와 경산 지역 총학생회장단은 지난 3월, 5월 두 차례에 걸쳐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학의 대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추가 예산 편성을 통한 등록금 반환과 무성의한 대책에 대한 사과를 교육부에 요구했으나 각 대학 총장에게 권한이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박종주 영남대 총학생회장은 “대학생들의 뜻을 좀 더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국토대종주 형식을 택하게 됐다”며 “면담 시 교육부는 책임있고 현실적인 답변을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경산=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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