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했다. 이는 11년여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급격히 부진해진 영향이 컸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GDP는 462조8,05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3%(6조88억원) 감소했다.
1분기 민간소비가 지난해 4분기보다 6.5% 급감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최악이었다. 지출항목별로 민간소비는 재화(의류ㆍ화장품 등)와 서비스(음식숙박ㆍ오락문화 등)가 모두 줄었다. 전체 GDP에 대한 민간과 정부 성장 기여도는 민간이 -1.6%포인트, 정부가 0.2%포인트로 집계됐다. 주저앉은 민간 부문을 정부가 예산을 쏟아부어 이끈 모양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1.0%, 서비스업은 2.4% 감소했다. 특히 서비스업에서 숙박 및 음식점(-16.2%), 문화(-11.9%) 등 신종 코로나로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은 토목 및 전문 건설이 늘어 0.2% 늘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ㆍ기계류 등이 줄어 1.4% 감소했다. 수입도 광산품(원유 등), 자동차 등이 줄어 3.6% 감소했다.
국내외에서 발생한 국민 소득을 모두 합친 지표인 국민총소득(GNI)도 전기보다 0.8% 줄었다. 2017년 4분기(-1.4%)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총저축률은 36%로 전기대비 1.6%포인트 올라갔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1.7% 감소했으나, 최종 소비지출이 -4.2%로 더 큰 폭 줄었다. 가계 지갑이 줄었지만, 소비도 줄어 저축한 돈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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