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계열사 20여명,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강연 청취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1일 한자리에 모여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에게 건전한 노사관계를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삼성 사장단이 매주 전문가 초청 강연을 듣던 ‘수요 사장단 회의’가 2017년 2월을 마지막으로 사라진 지 3년여 만에 비슷한 행사가 열린 것으로, 다시 정례화될지 주목된다.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그룹 7개 주요 계열사(전자 생명 물산 화재 SDS SDI 전기) 사장단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 계열사는 올해 초 외부 감시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로부터 준법경영 감시를 받겠다는 협약을 체결한 곳이다.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문 위원장은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 방향 등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면서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노사관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과 삼성 사장단은 강연이 끝난 뒤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노사관계 확립 방안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평소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의 입장과 계획을 듣고 대화하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문 위원장은 지난달 7일 삼성 계열사 인사팀장을 대상으로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 방안’을 주제로 특강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은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대국민사과에서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의 첫 약속 이행조치가 ‘노사관계 개선’을 지향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대국민사과에서 ‘무노조 경영’ 방침 폐기를 선언한 전후로 삼성은 이른바 ‘노조 와해’ 의혹에 대해 사과(지난해 12월)하고 지난달 29일엔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했던 김용희씨와 명예복직 및 보상에 합의하며 고공농성을 풀게 하는 등 노사관계 정상화에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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