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의대 학생 90여명이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온라인 시험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런 사례가 드러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인하대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진행한 지난 3월12일과 22일, 4월 18일 의학과 1학기 2개 과목(근골격계ㆍ내분비계) 단원평가에서 2학년생이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학년생 52명중 41명이 부정행위에 가담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또 의학과 1학년생 50명도 4월 11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1과목(기초의학총론)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가 확인한 부정행위 가담 학생만 91명에 달한다.
해당 학생들은 2명∼9명씩 짝을 지어 한 장소에서 함께 문제를 풀거나 전화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답을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시험 집단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학생들의 신고로 학과 차원에서 진상조사가 시작되면서 꼬리를 잡혔다. 학과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나중에 적발되면 더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등의 글이 공지로 올라오자 이들 의학과 학생들은 부정행위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 신고했다.
온라인 시험 과정의 집단 부정행위는 이미 대학가에선 우려가 제기돼 왔다. 시험관리에 헛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에서다.
인하대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1학기 기말고사는 대면고사 형식으로 치르기로 했다. 또 이날 오후 늦게 상벌위원회를 부정행위를 한 학생 91명에 대해 '0'점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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