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웨이브, 부천은 왓챠… 영화제, 올해는 방구석 OTT로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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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웨이브, 부천은 왓챠… 영화제, 올해는 방구석 OTT로 즐겨요

입력
2020.06.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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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웨이브가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웨이브 화면 캡처

지난 28일 개막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무관객으로 치러지고 있다. 국제경쟁부문과 한국경쟁부문 등 경쟁부문 영화만 극장에서 상영하고, 영화 관계자와 심사위원 등만 관람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무관객 영화제라고 하나 영화팬들이 영화제 초청작을 볼 수는 있다. 전주영화제는 국내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웨이브와 손잡고 초청작 92편(한국 영화 54편, 해외 영화 42편)을 온라인에서 상영하고 있다. OTT가 영화제에 가지 못하는 시네필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영화계 풍경 중의 하나가 온라인 영화제다. 전주영화제를 필두로 국내 주요 영화제들과 OTT들이 합종연횡하고 있다. 전주영화제가 웨이브와 손을 잡은 반면, 서울환경영화제(7월 2~15일)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월 9~16일)는 왓챠플레이와 제휴해 온라인 상영을 추진하고 있다.

OTT 입장에서 온라인 영화제는 기회다. OTT들은 최근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영화제를 지렛대로 삼고 있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불가피한 상황에서 영화제와 OTT가 살아남기 위해 서로 손을 내밀고 잡는 형국이다. 장성호 전주영화제 사무처장은 “처음엔 OTT 한 곳에 제안을 했다가 자신들도 검토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복수업체가 선정 대상에 올랐다”며 “온라인 상영을 위해 영입한 전문위원 의견을 반영해 결제 안정성이 보장되는 웨이브와 손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김용배 웨이브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은 “영화제들이 온라인 상영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하던 찰나에 전주영화제 제의가 들어왔다”며 “수익보다는 홍보와 위상 제고를 생각했을 때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상영이라고 하나 가격은 극장과 차이가 없다. 웨이브에서 전주영화제 영화를 보려면 장편영화는 7,000원을 내야 한다. 한국단편영화 묶음은 7,000원, 해외 단편영화 1편은 2,000원을 각각 지불해야 볼 수 있다. 관람인원은 1,000명으로 제한돼 있다. 영화제 초청작 대부분이 개봉 예정작임을 고려한 조치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이틀째인 지난달 29일 전북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영화팬들이 거리를 가득 채웠던 예년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전주=연합뉴스

영화제와 OTT는 잠재적 경쟁 상대이면서도 협업이 가능한 관계다. 이전에는 주로 오프라인에서 서로를 견제하거나 손을 잡았다. 전 세계 유료 구독자가 1억8,800만명인 OTT 넷플릭스와 주요 영화제들의 대립ㆍ협력 관계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온ㆍ오프라인 동시 공개 전략 탓에 칸국제영화제와 대립하고 있다. 칸영화제는 2017년 넷플릭스 투자배급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감독 노아 바움백) 등을 상영했다가 프랑스 극장 사업자들의 반발을 산 후 넷플릭스 영화를 초청하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앞으로 칸영화제에 자신들의 영화를 출품하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

반면 부산국제영화제와 베니스국제영화제 등은 넷플릭스와 밀착하고 있다. 베니스영화제는 2018년 넷플릭스 영화 ‘로마’(감독 알폰소 쿠아론)에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카우보이의 노래’(감독 조엘ㆍ이선 코엔 형제)엔 각본상을 안겼다. 베니스영화제는 넷플릭스에 문호를 개방한 후 초청작 질에 있어 칸영화제를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영화제는 지난해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감독 데이비드 미쇼)와 ‘결혼 이야기’(감독 노아 바움백), ‘두 교황’(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리스), ‘아이리시맨’(감독 마틴 스코세이지)를 온라인 공개 이전에 상영해 영화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영화제와 OTT의 결합을 통한 ‘랜선 영화제’는 한시적일 수 있다. “영화인들이 기본적으로 극장 우선주의자들”(장성호 사무처장)이기도 하고, 개봉작을 미리 맛보는 식인 영화제의 쇼케이스 기능 탓에 수익 확대에 한계가 있어서다. 불법복제 원천 방지 등 기술적인 제한도 따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뉴노멀을 무시할 수 없다. 김용배 부장은 “예전에도 영화제에 오지 못하는 관객들의 수요가 있었다”며 “온라인 상영 선례가 생겼으니 코로나19 이후에도 영화제와 OTT사이 협력 모델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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